매일신문

절수 시민운동으로 확산

'함께하는 주부모임'의 김춘희(56.여)씨는 요즘 일주일분량의 빨래를 모아 세탁을 하지만 가족들의 핀잔 대신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설거지는 물을 받아서 하기, 세차때 호스 대신 물통 사용하기, 허드렛물 재사용하기 등 생활속에서의 절수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 김씨는 "일본은 세면대에서 손 씻은 물을 양변기에 넣어 다시 쓰는 등 물절약이 생활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변기 안에 벽돌을 넣어두면 부식되기도 해 양변기속 플라스틱 부레의 고정쇠를 5cm 정도 짧게 조정했더니 많은 물이 절약됐다"며 비법도 귀띔했다.

극심한 가뭄에 맞서 시민들이 물아끼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일반가정과 목욕탕, 음식점, 공장 등 물 다소비업체들이 절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할인점 등에서는 절수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목욕업중앙회 대구시지회는 최근 소속 업체들이 욕탕 내에 있는 샤워기를 '원터치' 절수기로 교체토록 대구시가 지도해 줄 것을 요청했고, 내부적으론 주2일 휴업을 검토중이다.

지회는 "대구시 목욕탕 500여곳 가운데 절수기가 보급된 곳은 10%에 불과해 절수기 설치가 절실하다"며 "흐르는 물 대신 욕탕의 물을 퍼 쓰는 등 손님들의 자발적인 물절약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식업협회는 '물을 아끼면 불결하다'는 인식을 털어버리고 신문지로 음식기름 제거후 물로 헹구기, 허드렛물로 주차장에 물 뿌리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공장폐수 재활용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 중수도를 설치한 사업장도 요즘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대구시 ㅁ제지공장은 지난 98년 2억5천만원을 들여 중수도 시설을 갖춰 1일 6천t씩 쏟아지는 폐수 가운데 3천~3천500t을 '일반제지 공정용수'로 재활용, 연간 4억2천만원을 절감하고 있다.

절수용품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부산하다.

물이 3분의 1 가량 절약되는 '절수 세탁기', 샤워기 헤드와 주방용 수도꼭지가 인기를 끌어 성서 이마트의 경우 최근 한 달 가정용 절수기 판매량이 이전 한 달에 비해 15%가량 늘었다.

한편 각 언론사에 가뭄극복을 위한 일반시민들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으며, 육군 5군지사 700여명 장병들도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위해 농기계 무료수리, 급수 지원활동, 농작물 수확돕기 등에 나섰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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