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 비결은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영상문화의 지방자치시대를 목표로 부산에서 개최하는 영화제다. 지금 현존하는 국제 영화제는 484개. '부산국제영화제'는 3회 이후 세계적으로 공인 받았다. 이것은 1996년 제1회 영화제이래 그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서구에 억눌려 있던 아시아 영화인의 연대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한 이유는 여러 가지. 비경쟁영화축제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화제와 차별화 되고, 민간 전문 기획자에 의해서 주도되어 관이나 외부입김이 최대한 배제되며, 실험영화든 흥행성이 뛰어난 작품이든 참여폭이 넓고, 대대적인 이벤트를 통해 부산 시민 전체의 참여를 유도하여 문화 향유계층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은 '프리마켓'이라는 독특한 운영으로 주목을 받는다. '프리마켓'은 영화를 기획하고도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역량 있는 아시아 감독들이 완성품이 아니라 시나리오와 기획서 만으로 세계적인 배급업자나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시장. 그 결과 부산에서 제작기획을 발표하고 외국자본을 얻어 완성한 후,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순환인'같은 작품이 나왔다.

영화축제의 생명력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생산성. 영화축제가 단순한 소비성행사로 일관한다면 그 수명은 짧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를 주관하는 영화제 집행위원회와 별도로 영화 제작과 촬영을 유치하고 촬영장소 섭외, 기자재 조달, 엑스트라 동원 등을 대행하는 영상위원회라는 독립된 기구를 두고 있다. 이 영상위원회가 '친구''리메라메''천사몽' 등의 촬영을 유치해 부산을 '영화촬영의 도시'로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관광수익도 이들의 과제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실질적인 상업적 목표는 영화산업의 해외진출. 그래서 해외 게스트를 초청하여 흥행성이 있거나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을 선보이는 '인더스트리상영관'이 운영된다. 영화산업의 경제적 효과를 윈도 이펙츠(Window Effects)라고 하는 것은 영화가 만들어지면 그 후 비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부러운 것은 11월 9일부터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벌써부터 하나가 되어 신바람 나는 부산사람들의 모습이다. 참고로 '부산국제영화제' 영상위원회의 전·현직 위원장은 청도·대구출신이다.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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