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정부, 위기 관리능력 문제 많다

이번 노조의 불법파업사태와 극심한 가뭄사태에 직면해 정부가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을 보고서 과연 이 정부가 국가위기 관리능력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우선 이번 민노총이 주도한 파업의 핵심은 대한항공노조였고 이 사태는 이미 벌써 오래전부터 예견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작 주무부서의 수장인 건교부 장관은 사태가 악화될때까지 대책회의 한번 열지 않았다니 도대체 건교부가 무얼하는 곳인지 한심하기 짝이없다.

노조가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일때 건교부 장관은 그리 급하지도 않은 일로 외유를 한 것이나 파업 하루전에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것 등은 거의 직무유기에 가깝다 할 정도로 그야말로 안이하기 짝이 없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이는 조종사의 파업이 국가 비상사태에 버금가는 심각한 국면을 초래한다는 기본인식조차 없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내각이 왜 존재하는지 근원적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 경찰도 마찬가지이다. 불법시위로 도심이 온통 아수라장이 되고 있는 판국에도 국민에게 알릴 비디오 제작에만 몰두, 인터넷방송에 열을 올리고 노조집행부에 대한 구속영장집행을 취재진이 몰려가자 실행하려다 노조의 저지로 물러서는 행태가 경찰의 진정한 모습인지 의심스럽다. 국민의 인기를 얻어 어쩌자는 건가. 청와대 등 상부관청의 눈치까지 보느라 경찰은 본연의 모습을 잃고 있다. 이런 경찰을 국민이 믿고 살아야 한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가뭄대책도 그렇다. 장기 가뭄의 기상예보가 있다면 지하수 등 물 확보대책부터 세우고 필요한 예산을 미리 가뭄현장에 내려보내는 응급처치부터 해야한다. 그런데 12일 대통령의 담화가 있기전까진 아무런 대책도 없다가 부랴부랴 댐건설, 예산확보 등의 늑장대책을 세운다는 건 그만큼 효과가 반감되거나 쓸모없는 대책이 될 뿐인 것이다.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로 완전히 '강 건너 불 보기' 행태로 표류하고 있다. 이러다가 홍수가 닥치면 또 우왕좌왕할 것인가. 맹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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