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짜 휘발유' 잘보면 보인다

'가짜휘발유를 취급하는 주유소를 피하자'.휘발유에 붙는 높은 세금(ℓ당 900원 가량)을 회피하기 위해 벤젠,톨루엔,시너,아세톤 등을 섞어 파는 주유소가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가짜휘발유 사용은 공급.판매업자의 수익은 높이겠지만 BTX성분의 유독성, 폭발성, 발암성으로 인해 차량(엔진) 부식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물론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달 가짜, 불법 휘발유를 제조.공급.판매하는 업자는 물론 구입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입법 예고했다.

일반 소비자가 가짜휘발유를 취급하는 주유소를 구별하긴 쉽지 않지만 몇가지 기준을 통해 상대적으로 가짜휘발유를 취급할 가능성이 높은 주유소는 파악할 수 있다는게 정유업계와 유류대리점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우선 소비자들은 주인이나 주유원이 자주 바뀌는 주유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짜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 업주는 짧은 기간에 많은 수익을 남긴 뒤 주유소를 처분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다니는 경향이 있기 때문. 주유원이 가짜휘발유 판매사실을 아는 것도 업주가 꺼리는 부분이다.

휘발유를 지나치게 싸게 판매하거나 국제유가와 상관없이 갑자기 단가를 낮추는 주유소도 일단 경계의 대상이다. 정유사로부터 정상적으로 공급받아 남길 수 있는 수익폭은 대략 ℓ당 100원 안팎이므로 수익폭 이상의 싼 가격으로 판매할 경우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특히 정유사 도색이 없는 유조차량(탱크로리)이 기름을 공급하거나 자주 드나드는 주유소의 경우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별다른 이유없이 신용카드 결제나 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주유소도 의심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심 외곽에 위치한 주유소나 다른 주유소와 멀리 떨어진 외딴지역에 있는 주유소도 가짜 휘발유를 취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도심외곽의 경우 단골고객과 판매량이 적어 가짜휘발유 취급에 대한 유혹에 쉽게 끌릴 수 있다는 것.

인접지역에 주유소가 밀집해 있는 경우 판매경쟁이나 상호 견제.감시가 심해 가짜 휘발유 판매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지만 외딴지역 주유소의 경우 상대적으로 홀가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가격인하를 통한 단기수익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 고객서비스나 판촉활동이 부실할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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