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증시 지표다. 종합지수는 증시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척도의 범위를 넘어 한국경제의 위치를 가늠케하는 중요한 생활지수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종합지수가 과연 우리 증시의 바로미터로서 한국 경제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증권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는 모든 상장종목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해서 산정된다. 1980년 1월4일의 주가를 100으로 하여 비교시점의 주가 변동을 측정해 도출해 낸다.
1980년 1월4일 증권거래소 상장종목의 시가총액은 15조4천억원. 21년이 지난 6월12일 현재 시가총액은 222조원으로 14.4배 정도 올랐다. 그러나 종합지수는 6배 정도 밖에 오르지 않았다(6월12일 종합지수 607).
종합지수 변화는 이처럼 시가총액 변화와 일치하지 않고 있다.
지난 99년 5월10일 당시 시가총액은 226조원인데 현재(6월12일)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때의 종합지수는 814로 지금보다 무려 200여포인트 높다. 종합지수는 떨어지는데 시가총액은 늘어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종합지수가 시가총액 변화에 비례하지 않는 것은 신규 상장이나 유.무상증자에 따른 주식수 증가로 시가총액이 늘어나는 부분을 조정하고 난 뒤 종합지수를 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순수한 가격 요인에 의한 시가총액 변화만을 산출해 내는 것이다.
종합지수가 체감 증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또하나의 이유는 대형주의 변화에 따라 지수 변동이 극심한 등락을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거래소에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상위 5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50%를 넘는다. 이들 '빅5'의 등락에 따라 종합지수는 크게 연동하고 있으며 중소형주의 경우 주가등락이 지수에 별 영향이 없다. 코스닥 또한 한통프리텔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주가 변화에 따라 지수가 크게 출렁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소형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더라도 시가총액 상위 주요종목만 상승하면 종합지수가 오르는 괴리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현 지수대에서 삼성전자의 500원 등락은 종합지수를 0.2포인트 변동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증시에서의 이같은 취약성을 이용, 삼성전자 등 빅5 종목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으로 종합지수를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선물.옵션 및 프로그램 매매와 함께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일부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들의 주가 조작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있다.
종합지수가 증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세계 다수 국가들도 우리와 같이 시가 총액식 지수 산출법을 채택하고 있다"며 "지수가 시장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비중 큰 것이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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