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대북 대화재개 선언 12일만인 어제 북한이 수정된 의제를 제시하는 등 북·미 대화와 관련, 한 발 진전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일단 고무적이다. 북한은 첫 공식반응으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경수로 제공 지연에 따른 전력손실 보상문제가 협상의 우선적인 의제로 설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재래식 무기 감축 등 미국측이 제시한 의제들은 "우리를 무장해제시키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우리는 북한이 비록 이번 담화에서 강경한 언사를 사용해 일방적으로 협상의제를 결정, 발표했다며 미국을 비난했지만 '미제'라는 등의 과격한 표현을 자제하는 등 대화를 재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주고 있다고 본다.문제는 미국측이 북한의 수정제의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북·미대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도 전에 양측이 지나친 기세 싸움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의제 선정을 둘러싼 지나친 줄다리기는 상호 불신과 적대감을 고조시켜 대화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94년 북·미간 제네바 핵 합의에서 미국이 2003년까지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키로 했으나 금창리 핵시설 문제, 대포동 미사일 발사, 동해안 잠수정 침투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 왔다. 북한은 지연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건설 지연에는 북한측의 책임도 있다는 입장이고 보면 이 문제의 해법은 쉽사리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와 관련, 양측이 대화재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이상 서로가 한발씩 물러서 유연한 협상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선 북한을 '공존'의 파트너로 끌어내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인식, '강경기조'에서 보다 신축적인 자세로 돌아서야 한다. 북한도 줄 것은 주고 얻을 것은 얻는다는 실용적인 사고를 견지해야 한다. 북미 양측은 제안된 의제의 논의를 포함, 우선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다음 진지한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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