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산처 매년 경영평가

낙하산인사 논란으로 점철돼 온 정부투자기관 등 공기업의 경영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기획예산처가 19일 공기업의 경영실적평가결과를 토대로 최하위권에 오른 광업진흥공사 박문수 사장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키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투자기관 등 공기업의 경영실적을 평가하고있는 기획예산처가 이 제도가 도입된 84년 이후 경영실적 부진을 이유로 공기업의 현직 최고경영자에 대해 해임을 건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산처의 고위 관계자가 밝혔듯이 "이번 경영평가결과를 공기업의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기위해" 박 사장을 본보기로 삼을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번 경영평가 결과 최하위권에 오른 석탄공사와 주택공사, 광업공사 등 3개 기관 가운데 지난해 경영실적에 책임이 있는 석탄공사와 주택공사 사장은 이미 지난 3월 교체됐기 때문에 해임대상에서 제외됐다.

기획예산처는 앞으로는 매년 실시하는 경영평가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방침이어서 매년 2, 3명의 공기업 사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권력자나 정치권과의 관계만을 믿고 방만하게 공기업을 운영하거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낙하산 인사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이번에 해임건의된 박 사장 역시 옛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을 지낸 낙하산 인사다. 박 사장은 2003년 2월까지의 임기를 절망이나 남겨두고 있다.

한편 이번 경영평가대상 13개 정부투자기관 사장 가운데 10명이 정치권출신이거나 낙하산인사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1위를 차지한 한국전력의 최수병 사장은 국민회의 총재특보를 지낸 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거쳐 99년 임명됐고 도로공사 정숭열 사장은 육사출신으로 지난 대선전 국민회의 국가경영전략회의 안보위원장을 지냈다. 또 조폐공사 유인학 사장은 전 국민회의 의원이며 관광공사 조홍규사장 역시 민주당 의원을 지냈다. 석탄공사 유승규 사장은 민자당과 국민회의를 거쳐 국민회의에서 당무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농수산물 유통공사 김동태 사장은 민주당 성주-고령지구당을 맡고 있고 석유공사 이수용 사장은 해군참모총장을 지냈다.

주택공사 권해옥 사장과 토지공사 김용채 사장은 자민련 출신이다.

한편 이 가운데 지난 해 경영평가에서 12,13위로 최하위권에 올랐던 조폐공사와 관광공사는 올해 각각 6위와 8위로 뛰어올라 일단 낙하산인사의 한계를 뛰어 넘은 것으로 평가받게 됐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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