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와 술집 '겸업(兼業)시대'.경기불황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부 섬유.건설업체 사장들이 자금확보 등을 위해 노래방이나 룸살롱을 앞다퉈 개업하고 있다. 유흥업소는 대부분 현금거래여서 제조업체 경영에 적지 않게 도움이 되는 데다 사업상 접대도 자신의 가게에서 '실비'로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유흥업에 진출하는 제조업체 사장들이 급증하고 있다.
ㅇ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이모(41)씨는 지난 3월 대구시 수성구에 노래방을 차려 자금난에 허덕이던 회사를 흑자로 되돌려 놓았다. 노래방을 개업하기 이전엔 한 달 500여만원의 사채이자를 갚기도 버거웠으나 요즘은 노래방에서 나오는 만만찮은 수익 덕분에 '모기업'인 건설회사까지 순항중이라는 것. 건설업 경우 인건비, 자재비 등 경비지출은 현금인 반면 사업대금은 5, 6개월짜리 어음을 받기 때문에 고질적인 자금난에 시달렸으나 노래방을 차린 뒤엔 현금융통이 한결 쉬워졌다는 게 이 사장의 얘기다.
건설업을 하는 권모(50)씨도 최근 1억여원을 투자, 동업형태로 대구시 수성구에 유흥주점을 개업했다. 권씨는 "유흥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데다 크게 부담이 됐던 사업상 접대비도 아끼기 위해 아예 술집을 차렸다"고 말했다. 모섬유업체 사장 역시 최근 대구시 동구에 룸살롱을 열었고, 한 가구업자도 가요주점을 차려 부인에게 운영을 맡겼다.
유흥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조업체 등의 경영자가 개업자금을 투자하는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더 나아가 아예 직접 유흥업에 뛰어들어 경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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