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청송 약수는 마셔서 안되는 것일까? 청송읍 달기 약수, 진보면 신촌 약수, 봉화 물야면 오전.우곡 약수 등이 먹기에 부적합하다고 지난달 환경부가 발표한 후 현지 150여개 음식점들에선 불평이 대단하다. 반면 학계 조사 결과는 "달기 약수는 위장병.빈혈.부인병 등에 좋고 맛 있는 수질 조건도 골고루 갖췄다"고 발표했다. 일부러 먼길 찾아 가는 사람들은 어느 말을 믿어야 좋을까?
◇두개의 서로 다른 발표와 평가=환경부는 '먹는 물 수질 기준'을 바탕으로 그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검사는 전국 시청.군청이 약수탕 등 공동시설에 대해 분기별로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돼 있는 것.
지난 1/4분기에도 전국 1천791개소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대구 동화사 제1 약수터, 달비골 제2 약수터 등등이 대장균 과다 검출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청송.봉화.의성(봉황약수).영천(황수탕) 등의 부적합 판정 이유는 증발 후 잔류물질이 너무 많다는 것. 그래서 마시기에 부적합하다고 했다.
그러나 계명문화대 식품과학과 이성호(41) 교수팀이 지난달까지 일년간 청송 달기 약수를 분석한 결과는 정반대. 물맛을 좋게 하는 칼슘.칼륨 등은 보통보다 훨씬 많았고, 철분.칼슘.마그네슘 등이 특히 많아 위장병.빈혈.임산부증에 효험이 있다고 판정했다. 철분은 조혈작용이 탁월하고, 마그네슘.칼슘은 뼈.치아 건강 및 신경흥분 억제 효과를 발휘하며, 체액의 산.알칼리 균형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오히려 너무 많이 마실 경우 고칼슘증.신장결석.철중독 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였다.
◇현지 식당.군청.이용객 반응=달기 약수탕 윤진동(51) 번영회장은 "환경부가 심심하면 수질이 나쁘다고 발표해 음식업소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같은 곳에서 16년째 식당을 한다는 정연욱(53)씨는 "안그래도 경기 침체로 찾는 이가 줄었는데 환경부까지 저러고 있으니 생계마저 위협을 느낀다"고 했다.
군청 환경위생과 박명희(30)씨는 "이런 혼란이 생기는 것은 적용하는 수질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환경부는 수돗물 등에나 적합할 '먹는 물 수질 기준'을 만들어서는 약수물에까지 적용한다는 것. 때문에 약수물 검사 기준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매일 새벽 달기 약수탕까지 조깅하는 청송경찰서 박종구 서장은 "일년간 아침마다 약수를 한컵씩 마셨더니 입맛이 좋아지고 위장병까지 말끔히 고쳤다"고 했다. 포항에서 찾아왔다는 이경국(45)씨는 "술을 마신 다음 날 약수물을 한사발 마셨더니 정말 좋더라"고 했고, 청송읍에 사는 김순현(54) 주부는 "약수로 닭을 요리하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밥은 푸른색이 나는 찰밥 같이 되면서 소화도 잘 된다"고 했다청송군청 환경위생과 박익환(49) 과장은 "이곳 약수는 철분이 많아 그 독특한 맛과 효능때문에 연간 150여만명이나 찾고 있다"며, 한동안엔 전국 위장병 환자들이 보름 이상씩 묵어가며 치료하기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환경 개선 시급=달기 약수탕은 청송읍에서 3km 떨어진 부곡리 골짜기에 있다. 조선 철종(1849~1863년) 때 권성하라는 사람이 낙향해 주민들과 수로를 만들던 중 바위틈에서 솟아 오르던 약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수는 설탕을 뺀 사이다 맛을 낸다.
현재는 주로 7∼11월 사이에 전국에서 연간 150여만명이 찾고, 군청은 각 탕에 안내원을 배치해 "약수를 너무 많이 마시면 고칼슘증.신장결석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안내 활동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에는 상탕.중탕.신탕.하탕밖에 없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일부 식당들이 개별적 약수 관정을 뚫어 오염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상당수 주민들은 "청송 약수물에 관한 조례 같은 보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별 식당의 약수공을 하루빨리 폐쇄시키자는 것.
또 일대 식당 등의 재건축을 통한 여건 정비도 급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일대는 1976년 3월 국립공원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건축이 부자유스러워졌다. 다행히 오는 9월쯤 공원법이 완화되고 약수탕 일대 집단지구가 취락지구로 변경될 예정이어서, 그런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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