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편 금융다단계 사기

박모(42.여.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지난달 날아온 발신자 불명의 편지를 보고, 호기심에 편지 내용대로 따라 했다가 40여만원을 날렸다. 편지에는 6명의 이름, 은행 계좌번호와 함께 이들에게 1천원씩 입금시킨 뒤 이 편지를 다시 1천500통을 보내 1%인 15명으로부터 송금을 받아도 1만5천원, 6단계를 거치는 3달뒤엔 8억1천만원을 벌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박씨는 40만원을 들여 3천통의 편지를 만들어 보냈지만 한달이 되도록 원금도 못찾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금융다단계가 철퇴를 맞자 최근 우편(DM.direct mail)을 이용한 금융다단계가 활개를 치는가 하면 특정 주식의 매수를 종용하는 편지가 무차별적으로 가정에 날아들어 시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금융다단계수법이 담긴 편지를 받은 주부 최모(42.대구시 수성구 두산동)씨는 일확천금의 기대를 안고 곧바로 20만원의 경비를 들여 1천500통의 편지를 제작, 사람들에게 보냈다. 최씨가 받은 편지엔 '미 우편연방 복권법에 따라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사업', '3개월후 23억원을 벌어들인 친구가 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씨는 얼마전 자신의 계좌를 확인해보니 원금에 해당하는 20만원 정도가 들어 있었다.

특정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듯한 편지도 무작위로 배달되고 있다. 김모(50.대구시 달서구 감산동)씨가 지난 19일 받은 '외삼촌께'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현재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팔고, ㅂ파워텍, ㅇ전자 등의 주식을 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모(44.달서구 감산동)씨도 "특정 주식매수를 종용하는 편지를 읽어본 뒤 찢어 버렸다"며 "그럴듯한 내용으로 시민을 유혹하고 있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노린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비현실적인 내용의 편지들인 만큼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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