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수성구지역에서 평당 500만원대의 아파트는 기본입니다. 대구의 강남 아닙니까". 재건축 황금주공아파트(대구시 수성구)의 분양가를 대구에선 유례없이 높게 책정한 배경에 대해 사업자 신청을 한 건설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23일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를 통보받은 4천여명의 황금주공아파트 조합원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물보상가는 지난 97년 당시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예정 분양가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높게 책정돼 있었기 때문.
3~5명 가족의 중산층이 주로 사는 32평형과 41평형이 평당 455만원, 475만원선 이었고 555만원(전용면적 52평형)짜리도 있었다. 서민 수요층인 전용면적 15~23평형도 대구에선 전례없을 정도로 가격을 높여 대식구를 이끌고 마지못해 비좁은 공간에 살고있는 주민들(전체 가구의 18%)의 가슴을 덜컹 내려앉게 하고 있다. 분양가대로라면 수십년동안 살아온 정든 집에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계산이다.
현재 3천830가구 중 외부에 살고 있는 주인이 82%라고 한다. 이러한 황금주공아파트의 입주민 구성을 살펴보면 이미 부동산 투기 바람이 몇 차례 스쳐간 듯한 느낌이다. 여러채를 가진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최다 보유자는 76채를 가진 한 단체. 개인의 경우도 5~9채를 가진 사람이 더러있고, 50여명은 2, 3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밖에 자녀나 친.인척, 친구 등에게 등기를 해놓은 경우도 상당수여서 실 소유자는 전체 가구수에 크게 못미친다.
재건축되는 황금주공아파트의 분양가는 조합원들에 대한 대물보상 등 여러가지 요인 때문에 기존의 아파트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게 조합측 입장이어서 예정 분양가가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아파트 분양가 무차별 인상은 부동산 전체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을 초래하는 만큼 사업자들은 '호텔같은 아파트'보다는 '내집 같은' 아파트를 지어 수요자 부담을 덜어달라는 게 서민들의 간곡한 부탁이다. 이번 기회에 고급자재를 쓴다고 강조만 할 게 아니라 평당 건축비를 포함한 공사비를 상세히 공개, 수요자들의 의구심을 떨쳐내야 하지 않을까.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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