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도 그런 학교 있었으면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지금은 초교생이지만 졸업하면 대안 중학교에 보낼 생각으로 여러 대안학교를 다녀보았습니다. 현재의 학교 교육이 지나치게 통제 중심이고 경쟁 지향적이며 성적 위주인 데 비해, 대부분의 대안학교는 자율성을 존중하며 더불어 사는 태도와 생명.생태주의를 지향하고 있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맞아, 이런 교육을 아이들에게 시켜야 해"라는 감동이 밀려왔고 자연과 더불어 자라는 아이들이 모두 펄펄 살아 숨쉬는 것 같아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자녀에게 대안교육을 시켰던 몇몇 사람들의 얘기는 저를 우울하고 고민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누구네 아이는 경기도의 모 대안학교에 갔다가 적응치 못하고 기초 실력도 모자라 대학에 못 갈 형편이라거나, 어떤 집 아이는 지리산의 유명한 대안학교에 갔다가 일년 만에 자퇴하고 일반 학교도 못 가 놀고 있다는 얘기들을 들을 때면, 참 막막하고 망설여집니다. 아이의 장래가 달린 문제인데, 엄마의 취향대로 무작정 대안학교 행을 결심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혼란의 가장 큰 이유는, 대안 학교들이 대도시에서 벗어나 모두 시골이나 자연 속에 있는 게 장점이면서 단점으로 작용한 탓입니다. 기존의 공교육과 구분, 혹은 자연 생태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인 줄은 압니다만 도시에서는 왜 안 되는지 의문이 듭니다.
프랑스의 '프레네 교수법'처럼 현장을 중시해서 도시 어디서든 이루어지는 대안교육이나, 미국 필라델피아의 '벽 없는 학교'처럼 도시 전체가 학교인 도시형 대안학교가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지난해 서울시청에서 만든 도시형 대안학교(하자센터)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록 학교 생활에 적응 못한 아이들이 가는 곳이긴 하지만, 피치 못해 가는 대안학교가 아니라 학부모와 아이들이 당당히 선택해서 갈 수 있는 그런 도시형 대안학교가 여럿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대구시청과 교육청도 서울처럼 대안학교를 설립, 운영할 수는 없는지요. 아이를 유배보내듯, 현실과 격리시키듯 멀리 보낼 게 아니라 학력 인정이 가능한 대안학교를 생활 주변에서도 찾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학부모들의 바람을 하루빨리 살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영희(주부.대구 지산동)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