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기업이라면 t당 350만원에서 10원도 빼주기 어려운 컬러새시제품을 워크아웃 업체들은 20만원이나 낮은 330만원에 풀고 있습니다. 워크아웃이 특정기업을 살리는 제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시장을 교란시켜 업계 모두를 고사시킬 뿐입니다".
대구지역 한 알루미늄업체는 워크아웃 중인 동업자들때문에 정상기업만 죽어나고 있다고 열을 올렸다. 정상기업들은 IMF 이후 지속된 불황국면 속에서 은행 빚 안고 영업하느라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데 정작 워크아웃업체들은 부채탕감, 출자전환 등 제도적 혜택을 악이용해 덤핑을 일삼기 때문이다.
사상최대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섬유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 중견 직물업체 대표는 "워크아웃 중인 지역의 거대 섬유업체들이 통상 거래가의 20% 이상 덤핑출하하면서 정상기업들을 목 조르고 있다"며 "최근의 불황은 이같은 시장질서 교란으로 정상기업들이 여유를 잃어 경쟁력 높이기에 나서지 못한 탓도 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화의, 법정관리 등 각종 기업회생제도의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워크아웃 중인 모 알루미늄업체는 이같은 경영으로 올들어 업계 1위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그러나 워크아웃 평가에선 중간이하(C)를 받았다는 것. 워크아웃을 통해 기업체질을 개선하기보다는 외형키우기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다른 알루미늄업체 관계자는 말했다.
이 때문에 섬유업계는 최근 워크아웃 등 제도적 지원을 받는 업체들의 파행적 운용으로 인한 폐해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달라고 산업자원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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