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WTO가입 초읽기 국내 쌀시장 흔들

중국의 WTO 가입이 임박해지면서 국내 농업 피해가 대폭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이 이 체제에 가입하면 비관세 장벽을 만들어 시장을 방어할 수 없어질 뿐아니라, 관세 장벽마저 인하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특히 전국 1위의 참깨.고추.한우, 전국 2위의 콩.양파, 3위의 마늘 등 경북지역 주요 농축산물이 중국산 수입 증가로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농정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도 국내보다 값이 40~80% 싼 중국산 쇠고기 등 육류나 과일 같은 노동집약형 농산물의 공세를 우려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이재옥 연구위원은 "중국의 WTO 가입은 우리나라의 농산물 수입가 부담을 늘릴 가능성이 있어 매년 큰 폭의 적자를 보이고 있는 농산물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산 농산물 수입 폭증세=농림부에 따르면 중국산 농산물은 1997년 양자협상 완료 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농림수산물 수입액은 19억4천430만 달러에 이르러, 전년(11억9천350만달러)보다 63%나 증가했으나, 그 중 농산물은 11억5천200만 달러로 전년(5억5천160만달러)보다 무려 108.8%나 늘었다.

경북이 전국 점유율 1위인 참깨 경우, 수입액은 1998년 580만달러(6천t)에서 작년 2천600만달러(3만4천t)로 폭증했다. 그 결과 참깨 자급률은 31%로 급락했다. 수입품 값은 1994년 3천987원에서 지난해 1월에는 5천167원으로 올랐다. 반면 그 영향으로 국산 참깨(상품 kg당, 농림부 조사) 값은 1994년 1만3천167원이었으나 작년 1월에는 1만377원까지 떨어졌다.

중국산 고추 수입도 1998년 5천t(1천380만달러)에서 작년엔 6천t(1천40만달러)로 증가했다. 경북에선 1999년 5만8천t, 작년 5만t의 고추를 생산해 전국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중국산 콩 수입액은 1998년 300만달러(1만5천t)에서 99년 850만달러(4만1천t), 작년 970만달러(4만7천t)로, 한약재 수입액은 1998년 3천923만달러(2만9천t)에서 작년 6천223만달러(4만4천t)로 폭증했다.

앞으로는 쌀도 위험해질 전망이다. 2004년까지 쌀 개방이 유예되기는 했지만 중단립종 가격(20kg 기준)이 한국산은 4만4천원, 미국산은 1만1천~1만6천원인데 비해 중국산은 7천500원에 불과해 무차별 수입이 우려된다는 것. 우리나라는 이미 1995년부터 최소시장접근 물량(MMA)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중국산 수입이 더 늘어나면 10년 뒤엔 쌀 자급도도 84%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중앙대 동북아연구소는 전망했다.

이 연구소는 소고기도 중국산 수입이 급증해 현재 50%대인 국내 자급률이 10년 뒤엔 13%대까지 추락할 위험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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