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 둑은 안전한가

하천 여건이 크게 변한 뒤 영남지역의 젖줄인 낙동강은 홍수를 충분히 견딜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변화된 상황은 크게 2가지. 하나는 침수를 막으려고 유역 들녘들이 수많은 배수장을 만들어 강으로 물을 퍼냄으로써 강 본류에 부담이 증가한 것.

다른 하나는 지류들도 잇따라 보강공사를 하고 바닥을 준설하거나 골재를 채취해 유속을 높인 점이다. 근래 몇년 사이 상류 여러 곳에서는 몇백억원씩 들여 지류천들을 개량, 30~40m이던 폭을 100~200m로 넓히는 등 대형화했다. 이에따라 논.습지에 고여 있다가 하루 이틀 뒤에 낙동강으로 합류하던 들녘 물이 위천.미천 등 지류를 통과하는 시간이 크게 감소, 곧바로 본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렇게 되면 낙동강 본류에서는 하류로 갈수록 강둑에 부담이 커져, 특히 취약한 수문 이음새 부분 등이 무너짐으로써 잇따라 제방 붕괴라는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고령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 낙동강 제방 붕괴도 그런 탓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북지역 국가하천을 관리하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공사과 김한창 계장은 "고령 봉산제 사고는 인근 수문이 붕괴돼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제방을 덮쳐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경북지역 국가하천은 길이가 441.1km로 제방관리 비용만도 연간 1천8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유사한 현상은 지류들에서도 발생, 의성 단밀면 팔등리 구간 위천에선 제방 전체가 30여cm나 논쪽 뒤로 밀리는 일이 벌어졌다고 권영창 단밀면장이 말했다.

강바닥 골재채취가 이같이 유속 및 이동 유량에 큰 영향을 미치자 위험을 경고하면서 이를 제재하려는 저항도 만만찮다. 올 상반기 경우 대구.경북 시청.군청들이 33개 지구에서 1만541t의 골재를 파 내겠다고 국토관리청에 요청했으나, 21개 지구 4천930t만 허용됐다. 김한창 계장은 "전 낙동강 수계에서 일년에만도 1천만t의 골재가 채취돼 하상이 낮아지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고 했다.

부산.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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