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도덕은 부귀보다 강하다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고들 한다. 하나를 가지면 둘을 가지고 싶어하고, 둘을 가지면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셋을 가지고 싶어한다. 그래서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 더 편리한 것을 추구하게 된다. 사람의 욕구는 무한하며 스스로 그 욕구를 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욕구가 뒤엉켜 무질서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회를 사회학자들은 가치관의 혼란이나 무규범의 늪에 빠진 사회, 금욕과 절제의 미덕이 요청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산업사회 속에서 과잉소비와 사치, 과시욕, 물욕 등은 당연히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욕구때문에 사회가 병들어 갈 수도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몇 해전 미국의 유명한 잡지사에서 미국인의 꿈이 무엇인지를 설문조사 한 결과 90%이상이 도덕적인 부모가 되는 것이며, 행복한 결혼생활과 좋은 인간 관계라고 응답한 반면 권력이나 부자가 되는 것 등은 10% 이내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들의 꿈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녀들을 명문대학에 보내고, 높은 지위와 권력을 얻게 하고, 명성을 떨치며 돈을 많이 버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결혼조건에서도 대학과 지위, 권력, 명성, 돈 등이 중요한 기준으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터득해서 꿈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소질과 의사에 관계없이 부모들이 먼저 정해놓고 끌고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거창하고 화려한, 큰 꿈에만 익숙해 있다. 이것이 영웅주의를 낳고 사소한 일에 충실하지 못하는 거품만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거품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참된 부모, 참된 행복, 참된 인간관계 등을 어떻게 알까! 자기개발과 창의력이 결여돼 인간 존중의 정신과 봉사정신을 망각하게 되며 결국 인정이 매마르고 이기심이 팽배해져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게 된다.

'가장 훌륭한 사람은 도덕을 중시한다. 중간정도의 사람은 공명을 중시한다. 그보다 못한 사람은 말 잘하는 것을 중시한다. 그리고 어리석은 사람은 부귀를 중시한다'는 격언이 새삼스럽다.

한지공예가.대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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