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가인터뷰-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은 25일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 결정은 결국 이인제 최고위원과 나와의 경쟁"이라며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무조건 승복하겠다"고 밝혔다.노 고문은 이날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3김 공동후보론'에 대해 찬성하지 않으며 그런 구도가 대선에서 성공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영남후보론도 득표전략으로는 가능성이 있지만 지역정서를 내세운 용어 자체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과 갈등관계를 보이는데.

▲아주 불편하다. 그러나 정치인은 부당한 것을 바로 잡아야 하며 시대적 변화요구에 순응해야 한다. 일부 언론이 부당한 방법으로 사회변화를 제지하고 스스로 독재자로 군림하려 하며 심지어 다음 정권의 향방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타락한 주류'라고 한 한나라당 이 총재와 비교한다면.

▲이 총재가 우리사회의 '성공한' 주류를 대변하고 있다면 나는 과거로부터 혜택받지 못한 중산층과 서민,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보통사람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아직 청문회 스타 이미지가 강하다.

▲청문회 때의 강한 인상이 정치적 입지확보에 밑천이 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공격수 이미지가 지도자적 이미지 구축에는 제약이 되기도 한다.

-차기 대선에 나서는가.

▲대선후보 경선에는 분명히 출마한다. 주위에서 차차기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단언하건데 차차기는 없다. 차차기에 가면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이 없으며 시대적 요구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다.

-대선후보중 누구를 경쟁자로 보나.

▲이인제 최고위원 아니겠나.

-일각에서는 개헌을 들고 나온다.

▲4년 중임제가 옳다 하더라도 지금 개헌 제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주의에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

▲소수의 선동에 의한 경우가 많다. 정서적 애향심이 정치적으로 변질되면서 적개심과 지역갈등을 유발한다. 대구를 보면 알 수 있다. 30년간 무소불위의 정권을 소유했지만 무슨 혜택을 받았나. 소수 몇몇만 청와대와 장관실에 전화하기 좋았을 뿐이다.

-최근 민주당의 당정쇄신 요구는 바람직한가.

▲일부 의원의 집단행위는 정당이 아직 건강하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라고 본다. 당 지도부는 절차를 문제삼기보다는 수용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김중권 대표가 잘하고 있나. 여당대표로서의 조건은 갖추고 있나.

▲(잠시 침묵)곤란한 질문이다. 당무수행이나 능력에 있어서 무난하지만 그분은 여러 조건에서 제약이 있는 것이 아닌가.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손을 잡을 가능성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잘 안될 것 같다.

-당권·대권분리론이 제기되고 있다.

▲'갈라먹기'로만 본다면 달갑지 않겠지만 분권화 측면에서는 유익한 주장이다. 후보와 당권의 분리는 지역간 갈등을 해소하는 한 방법이다.

-노동계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나.

▲대체로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민주노총 일부의 정치지향적, 전투지향적 노선은 비현실적이다. 노동운동 전체를 고립시킬 우려가 있다. 타협을 수용하지 않는 어떤 세력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3년을 평가할 수 있나.

▲지금의 시행착오는 누가 정권을 맡더라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일부 언론의 무관심이나 악의적인 외면으로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부분이 적지않다.

-야당은 대북지원을 '퍼주기 식'이라는데.

▲중요한 것은 국민적 합의다. 노태우 정권 때는 러시아에 15억달러를 빌려주고 받지도 못했다. 김영삼 정권 때도 30억달러 이상이 드는 원전건설을 승인했고 민·관이 북측에 전달한 금액은 3년간 2억8천408만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현 정부 3년간 지원액은 1억9천200만달러에 불과하다. 퍼 준다는 표현은 악의적이다. 끌려다닌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대선준비는 어떻게 하나.

▲선거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다음 선거는 미디어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여 자금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조만간 대구를 방문할 계획은 없나.

▲대구와 부산간 불신과 반목을 털어내기 위해 노력중이며 대구에 더 자주 갈 생각이다.

대담 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정리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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