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들고 싸우는 것은 아니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해온 지난 33년의 세월을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공군 최장수 전화 교환반장으로 오는 30일 정년퇴임하는 전남군(57·여·대구시 동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씨.
전씨는 초등학교 수학여행때 대구 전신전화국의 교환원들이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 모습에 매료돼 교환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고등학교 졸업후 지난 68년 공군 702통신대대에서 본격적인 교환원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교환원으로서 33년의 삶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75년 결혼후 갖은 퇴직압력에 시달렸지만 천직이라 여겨 임신중에도 야근을 마다하지 않았고, 미군부대로 옮겨서라도 교환원을 계속하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는 등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전씨는 시련끝에 지난 82년 공군 11전투비행단의 전화교환을 책임진 교환반장의 자리에 올랐으며 틈틈이 공부, 대학원까지 졸업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전씨는 힘든 직장과 가정생활속에서도 지난 86년부터 부대내 여군무원들과 대구시 달성군에 있는 지체장애인 수용시설인 '가창 사랑의 집'을 방문하고,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학비를 보조하는 등 이웃 사랑도 남달랐다.
전씨는 "퇴임이후 양로원, 요양원, 생활 무능력자 등을 찾아 작은 이웃사랑을 실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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