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치적 가운데 당장 눈에 띄게 확 드러나는 것 중 하나가 운전중 안전벨트를 착용케 하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 요즘 운전자들 중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운전자는 찾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두어번 단속에 걸려 벌금을 물었던 어떤 운전자는 핸들에다 아예 '안전벨트'라는 스티커를 붙여 두고 있다. 스스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지만 지나친 벌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도 볼 수 있다.
문제는 운전자들이 스스로 안전을 위해 당연히 안전벨트를 매야 하지만 그보다는 벌금을 때려 매기는 무서운 단속때문이라는 운전자들도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단속에 걸리면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서민으로서는 벌금이 만만찮다. 이런 벌금은 또 왠지 억울하고 괜스레 트집을 잡힌것 같고 깔 보여진것 같아 울화통이 터진다는 운전자들도 더러 있다.
현정부 최대 치적 '안전벨트매기'
물론 당국의 단속이 고귀한 운전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고맙기 이를데 없다. 허나 오죽하면 핸들에 '안전벨트'라는 스티커를 붙여두고 잊어 버리지 않으려 애쓰는것이 안쓰럽다. 거기에는 묘한 이중성이 있다. 하나는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자는 당연한 것과 다른 하나는 그 단속이 싫어서 일것이다. 이처럼 왜 운전자들 중에는 자신의 생명을 보호 하는 일에 버금 갈 정도로 단속에 신경을 쓰고 무게를 더 둔 나머지 안전벨트를 매야 하는지를 생각케 하는 오늘이다.
지칠대로 지친 농심에 그나마 다행히 비가 내려 한 숨 돌리려나 했는데 그럴 틈도없이 수해를 대비해야 하는 요즘이다. 곧 LPG값이 폭등할 것이란 소식도 놀랍다. 어떻게 맺어 졌는지 한일어협에서 꽁치마저 잡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니 도대체 무얼 밥상에 올려야 할지 서민들의 어깨는 점차 늘어지기만 할 따름이다. 안전벨트를 매게 만들듯 차라리 밥상 차림도 당국이 정해 주면 서민들의 어깨가 좀 더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까지 해 본다.
할일 않고 국민 호주머니 털기에만 혈안
국회는 또 어떤가. 한가지 사안을 놓고 민생이 안심할 수 있도록 묘안을 도출해 내기는커녕 마치 차기 대권만 획득하면 만사가 형통이라도 될듯 거품을 물고 하는 입싸움에 넌더리가 난다. 쉴새없이 쌓여만 가는 정권 욕심쟁이와 이를 찬탈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역시 마찬가지의 정권 욕심쟁이들이 벌이는 쟁탈전. 그들 사이에는 원한만 사무치고 그 결과는 뻔하다. 애궂은 서민들만 덤트기를 써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도 따지고보면 깔보고 있기 때문이다.
왜 금강산 사업 지원에 정부가 나선 것일까. 국민의 호주머니를 믿고 하는 일이지만 만에 하나 국민을 너무 깔보고 하는 일이라면 큰 일이다. 몇 주전이었다. 들녘에서 흙 투성이의 촌로 한 분을 만났다. 그 분은 정부가 지금까지 공적자금을 많이도 쏟아 부었다는데 언제쯤 우리한테 돌아 오나 하고 물었다. 실제로 무척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 분은 TV에서 공적자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쏟아 부었다는데서 매력을 느끼며 언젠가 농촌에도 스며들 것으로 믿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대답해 드릴 적당한 말이 당장 생각 나지 않아 곤혹스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호당 부채 2천만원의 농가. 그래도 정부는 금강산에 투자해야 하는가.
대권쟁탈 멈추고 민생현안 해결나서야
김정일의 답방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안보도 중요하다. 물론 금강산 사업도 중요하지만 올해를 한국방문의 해로 정해 놓고 과연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들이 없다. 올해가 한국방문의 해인지로 아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다. 이런 것도 어찌보면 너무 깔 보려는 의식에서 나온 발상은 아닌지 궁금하다. 정말 깔 보고 그런다면 큰 일이다. 세상에 북한이 영해를 침범해도 수뇌부에서는 골프를 치고 있었다니. 말이 되는 세상인가. 골프가 그렇게도 좋은가. 골프채로 민의를 때려치는 꼴이다. 깔보기 때문이다.
이것은 물론 나중의 일이지만 혹시 지난 정권에서 당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중 하나를 꼽으라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을때 서슴없이 안전벨트를 매게 해준것이라는 대답이 압도적이라면 과연 그 정권에는 몇점을 주어야 할까. 그 흔하게 듣던 국정개혁이니 쇄신이니 하는 결과에는 아무런 대답도 나오지 않고 벌금내기 싫어 맨 안전벨트 이야기만 주루를 이룬다면 그것도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대답이 먼저 불쑥 나오지 않게 하려면 지금이라도 새로운 국면을 바꾸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비단 그 노력이 현 정권에서 결과를 맺지 않는다 해도 다음 정권에까지 이어지도록 적어도 밑자리만은 깔아 놓아야 한다. 그러려면 당연히 깔보지 말아야 한다. 깔보지 말라. 깔보다 큰코다 다치는 마당에 그런 작은 코로는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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