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33.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99년 재발급받은 운전면허증의 사진과 기재사항이 점점 지워져 알아볼 수 없자 지난 19일 경찰서를 찾아가 불량품이 아니냐고 항의를 했다. 하지만 담당 경찰관은 '관리 잘못'이라고 핀잔을 주었다.
지난 7일 사이버거래 비밀번호를 알기 위해 증권회사를 찾았던 은행원 김모(37.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 실명확인을 위해 꺼낸 운전면허증이 확인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돼 증권회사 직원과 30분 동안 옥신각신한 끝에 비밀번호를 알 수 있었다.
경찰청이 지난 97년 말 위·변조를 방지하고 면허 획득 즉시 발급을 이유로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교체한 PVC 운전면허증이 아세톤 등 유기용제에의해 쉽게 지워지거나 비닐코팅이 찢어져 기재사항이 훼손되는 문제점이 발생, 불편 민원과 재발급 신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확보, 단계적으로 재발급할 계획이지만 이중 예산 낭비와 국민불편 초래의 비난을 받고 있다.
▲ 실태
경찰청에 따르면 코팅이 벗겨지거나 주민등록번호, 주소, 사진, 기재사항이 지워지고 번져 분간할 수 없는 이유로 재발급하는 면허증이 해마다 급증,지난해는 2만 7천여건으로 99년 1만 1천여건의 두배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운전면허시험장과 각 경찰서엔 재발급 문의와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경찰의 검문시 면허증 훼손으로 확인이 불가능해 신원조회를 당하는가하면 카드회사 및 은행 증권회사 등에서도 마찰이 빈발하고 있다. 특히 운전면허증을 쉽게 위.변조할 수 있어 범죄 악용 우려마저 높다.
▲ 원인
운전면허증의 훼손은 PVC 재질과 홀로그램 처리 때문. 외국에서도 신분증 대부분의 경우 가장 저렴하고 컬러 처리가 쉬운 PVC를 사용하고 있지만 PVC는아세톤 등 유기용제에 약해 쉽게 지워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 PVC 위에 홀로그램 처리를 위해 코팅된 비닐을 눌러 찍기 때문에 비닐이 전체적으로약해져 쉽게 찢어지거나 기재내용이 지워진다는 것. 면허증 발급기의 노후도 훼손의 원인이다.
▲ 대책
경찰청은 면허증재질개선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조폐공사에 연구를 의뢰, 새로운 면허증을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코팅이 쉽게 벗겨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오버레이 필름을 재코팅, 마모성을 줄이고 화학약품에 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약품성 자제로약품처리하는 등의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다시 보이네 와"…참사 후 커뮤니티 도배된 글 논란
"헌법재판관, 왜 상의도 없이" 국무회의 반발에…눈시울 붉힌 최상목
전광훈, 무안공항 참사에 "하나님이 사탄에게 허락한 것" 발언
임영웅 "고심 끝 콘서트 진행"…김장훈·이승철·조용필, 공연 취소
음모설·가짜뉴스, 野 '펌프질'…朴·尹 탄핵 공통·차이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