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 없는 과태료 납부율 저조

박모(35.달서구 감산동)씨는 지난 99년부터 교통법규위반으로 4개의 과태료 고지서를 받았지만 한번도 납부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납부해야 겠지만 당장 차량 운행에 아무런 문제가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미납에 대한 제재여부에 따라 세금, 벌금, 과태료 납부 자세가 춤을 추고 있다.

재산, 급여 압류 등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물리는 재산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는 납부율이 높은 반면, 과속, 주정차, 신호 위반, 쓰레기 불법투기 등 즉각적 법적 강제가 없는 과태료 납부는 '배짱' 또는 '버티기'가 70% 정도다.

대구시에 따르면 형사고발, 재산·급여 압류, 신용제한, 5%가산금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지방세의 경우 올 목표액 1조860억원 가운데 5월 현재 체납액은 8%인 1천633억(85만 3천여건)에 불과하다.

또 경찰관이 직접 단속한 속도, 신호위반 등의 범칙금은 운전면허 정지 40일이 주어지기 때문에 체납자가 거의 없는 실정.

이와 달리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서류상 자동차 압류 등 형식적인 조치만 취할 뿐 가산금부과 등별다른 제재 조치가 없는 각종 위반사항 과태료는 납부가 미비한 실정이다.

달서구청의 경우 차량 번호판을 영치하는 자동차세 납부율이 지난해 92%가 넘는 반면 불법주정차 위반은 5월말 현재 9억5천500여만(2만1천613건) 부과중 미납액 6억6천800만원(1만4천543건)으로 체납율이 67%에 이르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검사 과태료도 28억2천만원 중 96%인 27억2천만원이, 불법 쓰레기투기는 2천600만원 중 1천515만원이 체납 상태다.

북구청도 올들어 5월까지 불법주정차 부과 2만6천500여건 중 1만7천200여건이 미납이며, 쓰레기 불법투기도 427건 중 275건이 걷히지 않았다.

수성구청도 불법주정차 위반 4억4천900여만원 중 3억1천600여만원이 체납이며, 동구청도 불법쓰레기투기 9천570여만원 중 5천200여만원이 미납 상태다.

달서경찰서 관계자는 "올들어 5월말 현재 과태료 무인단속기, 교통법규위반 전문적발꾼 등 교통위반에 따른 과태료 체납이 2천241건에 이른다"며 "과태료를 내지 않은 차량을 실제로 압류할 경우시내에 운행하는 차량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스스로 납부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