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퀴즈프로그램 홍수시대

최근 재미있는 퀴즈 프로그램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MBC '퀴즈가 좋다', KBS 2TV'퀴즈정글', SBS '도전, 퀴즈 퀸'은 성인들을, EBS '장학퀴즈', KBS 2TV '도전, 골든벨'과 TBC '틴틴 서바이벌 퀴즈'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퀴즈다. 이들은 각기 푸짐한 상금이나 상품을 걸고 있다.

'장학퀴즈'는 종전에는 소수의 학생들만 출연했는데, 개편 이후 보다 많은 학생들이 출연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하다. '도전, 골든벨'은 한 학교 학생 100명이 과거 보듯 앉아서 퀴즈를 푸는데, 초를 다투며 답해야 하는 게 아니라 안심이다. 그저 백판에다 답을 적어서 머리 위로 쳐들면 된다. 사회자 김홍성이 달려가 인터뷰하는 대상은 오답을 쓴 학생이다. 학생들은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홍보를 한다.

'퀴즈정글'은 출연자 7명이 각 단계마다 1명씩 떨어뜨리고 최후에 1명 남는 경쟁이라 살벌하다. 문제를 읽는 사회자의 말이 신속 정확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사회자 이홍렬은 부족함이 없다. '도전, 퀴즈 퀸'은 출연자 부스마다 상금의 액수가 오르내리는 것이 주부 시청자들로 하여금 군침 돌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문제를 읽는 성우가 따로 있고 사회자 최선규는 분위기를 만든다. 임성훈이 1대 1로 문제를 읽어주어 답하게 하는 생방송 '퀴즈가 좋다'는 편안하다. 또, 풀기 어려운 문제에서는 전화찬스를 사용하는 등으로 쉬어갈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상금은 2만원에서 시작하여 5만원, 20만원, 1천만원, 2천만원으로 껑충 뛴다.

퀴즈에 돈이 걸려 있으니 신나고 재미있다. 그러나 '서바이벌' '생존'이라는 말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식상한다. 퀴즈란 그 속성상 그런 자극적인 용어를 쓰지 않아도 '살아남거나 죽게'되는 것이다. 한편, 한창 지성이 발달하는 고교생들에게 단답형 퀴즈풀이를 시킨다는 것은 지식을 쌓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퀴즈무용론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청자로서도 단순하게 퀴즈가 주는 재미에만 안주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자책이 든다.

미디어모니터회 최영자 glsarang@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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