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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창업 성공법-전자앨범 제작 지경욱씨

전자앨범 제작업자 지경욱(38)씨는 직업이 2개다. 낮에는 택시기사로 도로를 누비다 밤이 되면 인터넷 소호창업자로 변신한다. 지씨는 무역회사를 경영하다 IMF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지난 97년 9월 부도를 냈다. 방황하던 지씨는 먹고살기 위해 98년 1월 택시운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택시기사 월급으로는 빚을 갚기에 역부족이었다.

부업을 찾던 중 아내가 재미삼아 만든 전자앨범을 보고 괜찮은 사업 아이템으로 판단, 2년여 준비기간을 거쳐 99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전자앨범 제작에 나섰다. 사업아이템은 고객들이 찍어온 사진이나 비디오테이프를 컴퓨터를 이용해 CD에 담은 전자앨범으로 만들어 주는 것.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고 적은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했다. 투자비는 홈페이지 등록비와 홈페이지 셋업비를 합쳐 6만6천원. 초기에는 컴퓨터 구입비가 없어 주로 PC방에서 작업을 했다.

지씨는 주로 유치원, 교회, 동아리 등 소규모 집단을 마케팅 타깃으로 잡았다. 대규모 전자앨범 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고 많은 작업인력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지씨가 관리하는 단체는 20여개로 연간 2천만원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씨는 앞으로 웨딩앨범, 개인앨범 제작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성공포인트=많은 실직자와 예비창업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본이나 기술력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창업의 여러 성공조건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감이다. 또 과거의 화려한 경력은 빨리 잊어야 한다. 지 씨는 무역회사 사장이라는 경력에도 과감히 택시기사로 변신했고 인터넷 사업으로 재기를 꿈꾸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예비창업자들은 과거 경력때문에 창업에 필요한 교육과 기술습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소자본 창업의 경우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지씨는 유치원, 교회, 동아리 등 대형 업체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시장을 적극 개척했다. 인터넷 사업도 고객 계층을 세분해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도움말:김영문(사단법인 한국소호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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