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선박이 영해를 침범한 그 날. 장군은 침범 사실을 긴급 보고받는다. 보고하는 부관은 몹시 긴장한 듯 손끝이 파르르 떨린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묵묵히 부관의 보고를 받은 장군은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긴다. 오랜 세월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장군은 어떤 경우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오히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안달이 날 정도로 장군은 초연하고 냉정하다. 장군은 과거 월남전에서도 빗발치는 총알 정도는 우습게 알던 용장이며 맹장이시다.
잠시 후, 결심이 선 듯 장군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오늘따라 장군의 탄탄한 장딴지는 긴장감으로 더욱 팽팽해진다. 좌중을 압도하는 매서운 눈초리로 주위를 천천히 둘러 본 장군은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리신다.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비상근무'를 지시한다. 위기 상황일수록 신속하고도 단호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장군은 오랜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머뭇거리지 마라. 결심하라. 그리고 신속히 행동하라"는 장군의 좌우명이다.
잠시 숨을 돌린 장군은 의연하고도 신중하게 골프채를 빼든다. 아, 이 와중에 권총도 아니요 작전지도도 아닌 골프채를! 장군의 대범함 앞에는 차라리 무릎을 꿇고 싶다. 저 초인적 용기의 원천은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최고의 긴장감이 요구되는 시점에 오히려 한가히 골프채를 빼드는 저 담대함. 이것이야말로 백전노장만이 부릴 수 있는 호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장군은 비장한 각오로 반짝반짝 광이 나는 골프채를 노려본다. 골프채에 선명히 새겨진 '혼마' 상표가 오늘따라 더욱 장군의 승부욕에 불을 지른다. '반드시 이긴다' 낮지만 무겁게 읊조리는 장군의 음성이 약간 떨린다. "더 이상의 물러섬은 없다. 초전박살이다" "훌륭한 승부를 위해 잡념을 버리자. 오직 이것만을 생각하자" 장군은 메마른 음성으로 운전병을 부른다. "출정이다. 골프장으로!"(본 내용은 특정 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전적으로 필자의 상상임)
동양대 경영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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