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탈북 장길수군 가족 싱가포르 도착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 사무소에 머무르다 제3국으로 떠난 북한인 7명이 29일 오후(현지 시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비행기 조종사들 가운데 한명이 AFP통신에 밝혔다.

이에 앞서 싱가포르항공의 한 직원은 이날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이 북한인 7명을 위해 싱가포르행 항공권을 구매했다고 밝혀 이들의 싱가포르행을 확인했다.

싱가포르항공의 한 직원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한 관계자가 28일북한 승객 7명을 위해 아침 일찍 중국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구입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들이 한국으로 직접 갈 수는 없을 것이며 싱가포르에서 며칠간을 보낸 뒤 서울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에서 난민지위 인정과 망명을 요청해온 북한주민 7명이 29일 오전 중국을 떠나 제3국으로 향했다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北京)사무소 콜린 미첼 대표가 이날 발표했다.

미첼 대표는 예정에 전혀 없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짧은 성명을 통해 중국은 이들 가족 내부의 건강 문제를 감안하여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들이 제3국으로 떠나는데 반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첼 대표는 "이들 가족내에 (중국 이외) 다른 곳에서 더 충분히 치료받을 수있는 건강상의 약간의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으나 병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이 이들 가족의 건강을 출국 이유로 든 것은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 남북한, UNHCR, 국제사회 등 모두에 민감한 이번 사건을 외교적으로 적절하게 잘 빠져나오기 위해 찾아낸 방법이라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7명은 난민 지위를 못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들 가족이 26일 오전 UNHCR 사무소로 전격적으로 진입한 후 이 사건은 3일만에 일단락됐다.

중국은 인도주의적인 차원 이외에 올림픽 개최와 국제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이들을 아주 신속히 제3국으로 출국시켰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중국은 특히 이미 국제 인권 사안으로 번진 문제를 끌어보아야 중국에 유리한것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했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중국 현지 표정

북한 주민 7명의 전격 출국 발표는 협상 당사자들 이외에는 거의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던 너무나 신속하고 극비리에 단행된 조치였다.

상당수 외신 기자들과 한국특파원들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北京) 사무소 콜린 미첼 대표의 발표 현장에 도착하지 못 했으며 발표후 한참이 지나서도 오지 못 했다. 그만큼 전격적으로 단행된 것이다.

미첼 대표는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29일 오전 11시35분(한국시간 12시35분)께 전격적으로 짤막한 성명을 발표하고 아무런 질문도 받지 않고 다소 굳은 얼굴로올라갔다. 그는 성명서를 한번 더 읽어달라는 요구조차 거부했다.

이같은 자세는 UNHCR측이 중국측에 요구했던 이들 7명에 대한 난민 지위가 인정되지 않았고, 남북한과 중국의 입장 등에 대한 까다로운 질문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보였다. 그는 미리 준비된 성명을 한 단어 한 단어씩 읽기만 했다.

미첼은 약 1분간 "그들(북한 주민 7명)이 오늘(29일) 오전 중국을 떠나 제3국으로 갔다. 중국은 이들 가족 내부에 다른 곳에서 더 충분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건강상의 약간의 우려들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그들의 출국을 반대하지 않았다"로 쓰여있는 성명을 정확하게 읽어 내려갔다.

다 읽자 외신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과 긍금증을 뒤로 하고 그는 바로 옆 엘리베이터로 2층 사무소로 올라가버리고 말았다. 기자들이 함께 타자 순간적으로 몸싸움 비슷한 것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의 발표에 앞서 이날은 수상한 사실들이 2가지 포착됐다. 많은 공안 차량들이오전에 사라졌으며 UNHCR 사무소의 중국 보안 요원은 연합뉴스 특파원이 2층으로 올라갔을 때인 10시30분께 사무소 입구 안내 책상앞에서 졸고 있었다.

보안요원이 졸았다는 것은 피로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이때는이미 사태가 모두 해결된 뒤였다는 것은 미첼의 발표 후에야 마침내 알 수 있었다.공안차량이 없어진 것도 세심하게 관찰한 뒤에야 알 수가 있었다.

수상한 징조들은 전날인 28일에도 3가지가 포착됐다. 첫째는 이들이 사무소에서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설과, 둘째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는 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같은 정보들에 주목하면서 28일 밤 11시께(한국시간 밤12시)까지 지켜 보았으나 아무 일도 없었다.

28일엔 또 미첼 대표가 오전, 오후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두 차례나 아무 이유도 없이 취소해 세번째 이상한 징조로 받아들여졌다. 식사와 잠자리와 치료 등의 필요에 의해 이들 7명이 다른 곳으로 옮기면 출국이 늦어질텐데 하는 우려도 일었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음식을 배달해온 지하통로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빠른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것은 감지됐으나 이처럼 너무나 빠른 전격적인 해결 방법인 줄은 거의 누구도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중국은 인도주의적인 차원 이외에 올림픽 개최와 국제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이들을 아주 신속히 제3국으로 출국시켰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중국은 특히 이처럼 큰 국제 인권 사안으로 번진 문제를 질질 끌어보아야 중국에 유리한 것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했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국제외교와 국제정치적인 민감한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중국이 모두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현명한 해결책을 마련한 것이 이번 사태가 3일만에 해결된 배경이다.

미첼 대표가 2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국.북한.중국.UNHCR 등) 모든 당사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처음으로 공개했을 때사태는 이미 제3국 추방의 방향으로 급박하게 진전되고 있었음이 29일 이들의 출국으로 새삼 확인되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다음날인 27일 이들 7명을 제3국으로 이송하겠다는 방침을 한국 정부와 UNHCR에 통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UNHCR은 제3국 정부와 접촉해 제3국 정부는 탈북 7인의 체류를 허용했고, 한국정부는 28일 이들 7명에게 임시 '여행증명서(T/C)'를 발급하는 한편 제3국에 관련사항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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