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며 국경을 떠도는 북한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좀더 정성을 쏟을 생각입니다".
베스트셀러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의 저자인 최일도(44·다일공동체 대표)목사는 27일 장길수군 가족의 사례에서 보듯, 탈북자들의 참상을 지켜보면서 눈시울을 붉힐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전 두만강 맞은편의 중국 훈춘에 다일고아원을 세우면서 여러차례 연변을 다녀왔다고 했다. "지난해 저희 일행이 중국 연변을 방문했을때 숙소에 북한을 탈출한 여인 2명이 찾아왔습니다. 이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중국 공안원들이 방문을 두드리며 탈북자를 찾기에 황급히 그들을 빼돌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중국정부와 합작으로 세운 다일고아원에서 20여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는 최목사는 조만간 강건너 북한땅 아오지에 50여명의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고아원을 설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주 다일교회의 교우들이 북한동포를 위해 헌금하고 절약하면서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나님에게 기도하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그 소망이 반드시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최목사는 "북한 동포들이 한끼의 밥을 얻기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데도 남쪽 사람들은 일년에 8조원 어치의 음식 쓰레기를 버리며 흥청망청한다"면서 "우리 사회에는 개인주의 물질주의라는 말만 넘쳐나고, '더불어 함께'라는 말은 잊고 있는 것 같다"며 뼈있는 얘기를 잊지 않았다.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고는 '내가 헐벗었을때 너는 무엇을 해주었느냐'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답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가 지난 88년 서울 청량리 588 일대에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일공동체'를 설립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잊지 않고 있는 말이다.
"사랑이 없어서 갈수록 황폐해지는 세상을 원망하고 비판하기 보다는 작은 것부터 할수 있는 것부터 참사랑의 나눔과 실천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의 별명은 '밥퍼' '밥돌이'다. 청량리 일대 노숙자 독거노인 걸인 등 배고픈 이웃에게 직접 밥을 지어주고 퍼주면서 생긴 이름이다.
그는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의 판매량이 80만권을 넘었고, 전국에서 매주 수십차례의 강연요청이 들어오는 유명인사지만, '다일공동체'라는 자그마한 교회의 목사라는 직함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했다. 교회 건물 없이 서울 신설동의 대광고등학교 강당을 예배당으로 쓰고 있다는 그는 일요일 오전 11시 이웃들과 전국에서 찾아오는 청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저라고 처음부터 주위의 유혹이나 갈등이 없었겠습니까? 다일공동체를 열기전에는 독일로 유학가서 큰 교회의 목사가 되고 싶은 때도 있었고, 공동체 설립 5년후에는 회의가 들어 무작정 산속을 헤매다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예수님이 저에게 맡겨주신 일이다 싶어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죠".
'밥상공동체'에서 시작해 다일복지재단 설립, 북한과 중국 베트남 등 제3세계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이 밥 먹고 밥이 되어'운동 등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 가는 그의 활약상을 기대해본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