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섭 전(前)국방차관이 4개 군납업자로부터 4천1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건 때늦은 감이 없지않다.
그의 이런 의혹은 지난 3월 거액도난사건때 이미 제기됐으나 국방부에선 그가 이미 민간인 신분이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검찰에서도 뚜렷한 수사의지를 보인적이 없었다. 3개월이 지난뒤에야 그를 구속했다는 건 군당국에서도 그당시 수사의지만 있었다면 밝혀낼 수 있었고 검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사안을 석달이나 미뤄왔다는 건 그의 구속을 두고 '모종의 조율'이 있지 않았나하는 의혹을 사기 십상인게 사실이다. 특히 최근 북한상선 영해침범때 군수뇌부의 골프사건까지 겹쳐 국민들의 군에대한 감정이 좋지않아 전전긍긍했던걸 상기하면 이번 문 전차관의 구속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같은 사안'을 두고 사건이 안될것처럼 하다가 사정이 여의치 못하자 사법처리하는 이런 행태가 결국 국민들로 하여금 구속자체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검찰은 이번 기회에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또 검찰은 문 전차관이 지난 98년 국방부 방위산업실장시절부터 국방차관때까지 4차례 걸쳐 군납업자로부터 4천1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했는데 우리의 무기도입 규모나 군수업체의 로비실태를 감안했을때 '막강한 실력자'인 문씨의 혐의가 고작 4천만원대밖에 안될까 하는 의문은 군납관계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든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우리의 검찰이 그걸 못밝힐 정도로 무능한 것도 아니다.
이런 의문이 제기됨에도 그를 '적당한 선'에서 구속한건 과연 철저한 수사를 거친 것인가 하는 의혹이 당연히 일기 마련이다. 이건 수뢰액수도 그렇고 다른 관련자가 없이 문씨 단독범행인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고려했을때 문씨에 대한 수사는 한점 의혹없이 철저히 이뤄졌다고 하기엔 극히 미흡하다 할 수 있다.
이건 다시말해 절도사건으로 빚어진 의혹을 봉합하는데만 급급했다는 인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런 의혹을 씻을 길은 철저한 수사밖에 없다는 사실을 검찰은 유념해야 한다. 이런 의문이 많이 남을수록 다른 민감한 부분의 검찰수사마저 불신받는 요인임을 직시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의 차세대전투기 도입 등 향후 5년간 약 30조이상의 국민혈세가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 했을때 '비리개입의 차단'을 꾀한다는 차원에서도 이번 문씨에 대한 검찰수사는 더욱 철저히 밝혔어야 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검찰수사는 국민들에게 또다시 살망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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