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輸出 넉달째 줄고… 대책은 없고

수출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6월중 수출이 132억4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월대비 13.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감소율은 지난 99년2월 16.4%의 감소율을 보인 이래 가장 큰 것으로 28개월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한창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야 할 시점에 이같이 수출 감소율이 커진 것은 선진국의 정보기술(IT) 관련산업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부진이 심화되고 노사분규에 따른 수출 차질과 선박 인도물량 감소 등이 요인인 것으로 산자부는 풀이했다. 반도체(-48%)와 컴퓨터(-30%)의 급감세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특히 단일품목으로는 최대 수출품인 메모리반도체 값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어 우리 경제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자 정부는 올 수출전망을 당초 전망치(1천910억달러)보다 180억달러 줄어든 1천730억달러로 낮췄다. 수출증가율도 당초 10.4%에서 0.4%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이같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 국내 수출 증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문제는 세계 경기가 올해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일, 오는 3/4분기 일본은 전자부품·반도체 등 IT 관련업종을 중심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관련업체들이 생산조정 및 설비투자 축소 등에 속속 나설 것으로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도 지난달 29일 지난 1/4분기 GDP 성장률이 한 달 전 추정치인 1.3%보다 낮은 1.2%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우리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던 중국조차 최근 IT산업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실시, 가격경쟁력에다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재경부가 2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경제성장률을 당초 5~6%에서 4~5%로 수정하고 미국경제회복이 지연될 경우 4%수준까지 둔화될 것 이라고 하향전망한 것도 수출전선의 먹구름을 감안한 적절한 인식전환이라고 보겠다. 그러나 실업률 3%대, 소비자물가 4%대를 고수하겠다는 전략은 목표치로서는 좋으나 무리하게 지키려고 노력할 경우 자칫 경제를 왜곡시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당국은 그동안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던 수출금융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 마케팅 강화, 수출 벤처기업 육성, 수출품목 다변화 등의 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보호무역주의가 급부상하고 있는 시점이라 무역마찰에 대한 대비책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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