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공아파트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롯데건설 등 시공사가 지역실정을 무시한 채 수익성만 철저히 따져 책정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재건축조합측은 조합원에 대한 충분한 대물보상을 목표로 시공사측이 제안한 분양가를 받아들였다고 하지만 시공사가 제시한 분양가는 조합원들이 수용키 힘들 정도의 추가 부담으로 다가가며, 여러가지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분양가가 높아지면 조합원들이 많은 금액의 보상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재건축 아파트에서 면적을 넓혀 거주하려는 조합원들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커지게 된다. 결국 많은 추가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조합원은 빚을 내서 충당금을 채우거나 아파트 배정권을 팔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둥지 잃은 새'꼴이 되고 만다.
높은 분양가로 인한 조합원의 추가 부담정도를 파악하려면 대물보상기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롯데건설 등 시공사가 내놓은 보상기준은 지난 97년 7월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계약을 취소 당한 현대건설 등 4개사 컨소시엄이 당초 제시했던 것과 같은 수준(올 1월 4개사는 대물보상 기준을 각각 10.46평, 12.64평, 15.37평으로 낮춰 제시)이다.
언뜻 보아서는 4년전의 시공사 수준으로 대물보상을 얻어낸 큰 성과로 비쳐지지만 꼼꼼히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4개사 컨소시엄의 시공사 선정 당시에는 대구시로부터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받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분양가를 물가인상폭만큼 조정하더라도 현재보다는 낮아 계속 거주 조합원이 추가 부담해야할 금액도 상대적으로 적어질 것이란 짐작을 할 수 있다.
현재 분양가대로라면 13평형 거주 조합원이 32.8평형으로 면적을 넓힐 경우 9천여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이라면 조합원 중 재건축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시공사가 일반분양할 가구수가 예정(500가구)보다 훨씬 많아 일반분양으로 인한 수익성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현재의 시공사가 예정 분양가를 기존 4개사 컨소시엄보다 크게 높여 놓고 대물보상은 왜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시켰느냐에 있다.
통상 주택건설업체들은 같은 평형대에 대해 비슷하거나 같은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는 데 황금주공아파트의 경우 동일 평형대인 21.30평형과 28.89평의 분양가 차이가 평당 55만원 난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부분 조합원들이 28.89평 이상의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에 시공사 입장에서는 신축될 전체(4천334가구)의 9.8%(424가구) 밖에 안되는 20.63평형과 24.30평형의 분양가는 낮춰주고, 그 이상 평형대는 분양가를 크게 높여 이익을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합원 총회에서 일부 조합원이 지적한대로 '숫자놀음'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분양가를 크게 높인만큼 대물보상 기준을 한 단계 높여 28.89평으로 했더라면 조합원들의 원성은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다. 기존 컨소시엄 예상분양가와의 차액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