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은 본능적인 종족보존의 수단인가, 감각적 쾌락추구의 수단인가. 말이 좋아 '성 혁명'이라지만, 20세기 말 정보화시대와 함께 성은 무분별한 쾌락만을 추구하며 인간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고 도덕적 전통의 정체성이 뿌리째 뽑히고 있다.인간본성으로서 남녀간의 인격적·성적 평등관계는 침몰하고 생물학적 욕망만이 넘실대고 있다. 우리 주변에 PC통신이나 인터넷으로 성적상대를 찾거나 포르노 사이트를 즐겨찾는 성인과 청소년들이 부지기수인 것도 그 한 사례이다.
전남대 심리학과 윤가현 교수가 펴낸 '문화 속의 성'(학민사)은 이같은 금기·은밀·억압의 성(性)에 대한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인간본성과 인간평등의 성을 사회 문화적으로 분석한 쾌도난마식 성 담론이다.
남성중심주의와 성의 왜곡, 순결과 불륜, 자본주의와 성의 상품화, 정력의 미신과 남근숭배, 변태의 세계 등 성과학(Sexology)의 핵심주제들을 다양하게 분류하고 흥미로운 예를 곁들여 진단하며 그 해소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윤 교수는 "과거의 성은 단순히 생물학적 차원의 성욕을 토대로 이해됐지만 최근에는 여기에다 남녀간의 인간관계를 접목시켜 이해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문화권도 성별에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 신체보다는 정신적인 능력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녀평등의 개념 또한 기존의 남성문화권의 냄새를 지운 양성평등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인간의 성욕을 다루는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결국 인간평등의 길을 제시하자는 게 이책의 출판의도이기 때문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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