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이상이 있어 병원을 찾으면 기본적인 진찰 후에 혈액 및 소변검사를 하고 방사선 사진을 찍게 된다. 혈액과 소변 검사는 우리 몸의 기능적 이상을 찾기 위한 기본 검사라면 방사선사진은 우리 몸의 형태적 이상을 찾는 기본 검사이다.
그런데 방사선사진은 뼈를 구성하는 미네랄 성분이 30~40% 이상 적어지거나 많아져야 이상 소견이 나타나는 것이 흠이다. 또 방사선사진으로는 뼈를 제외한 근육, 신경, 혈관 등 연부조직의 이상을 잘 관찰할 수 없다. 그래서 핵의학 검사, 초음파 검사,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검사(MRI)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런 검사장비는 고가이며, 값이 다양하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경차에서 대형 고급 승용차까지 여러 종류가 있고, 같은 차종이라도 기능에 따라 값이 다른 것과 같다.비싼 영상진단장비는 성능이 우수하기는 하나, 모든 병의 진단에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검사목적에 따라서, 또 병에 따라서 비싸지 않은 검사로도 진단은 된다. 예컨대 팔이나 다리에 생긴 혈관종은 방사선사진에서 특징적인 석회화를 보이기 때문에, 또 지방종은 다른 연부조직보다 조직밀도가 낮아서 약간 검게 보이는 특징 때문에 대부분 방사선촬영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이런 병이라도 방사선사진에서 특징적 소견이 보이지 않을 때 초음파 검사나 CT 또는 MRI검사로 병을 찾는다. 손이나 발의 작은 혹이나 가시 바늘 연필심과 같은 이물질이 살 속에 박힌 경우에 그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고해상력 초음파검사가 가장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병의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크기, 정확한 위치, 주변 신경이나 근육과의 관계 등을 잘 보기 위해 MRI검사를 해야 한다.
한편으로 고가 장비를 이용한 비싼 검사로도 진단이 어렵거나, 정확한 진단이 안 되는 병도 있는데, 희귀한 병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럴 때는 영상장비를 이용하여 가는 바늘로 조직을 채취하여 해부병리 전문의에게 의뢰하여 정확한 진단명을 얻는다. 병이 진단되면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고, 같은 병이라도 환자의 나이, 전신상태, 환자의 직업, 치료가 환자의 직업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치료방법을 달리한다.
조길호교수(영남대병원 진단방사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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