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칭찬의 힘'-풀죽은 남편 어깨 세워주고…말없던 아이는 웃음 되찾고…

'칭찬 한마디가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칭찬은 밑천이 들지 않는다. 돈이 들지 않으면서도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에게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선물이다.

영국 소설가 서머셋 모움은 "사람들은 당신에게 비평을 원하지만 사실은 칭찬을 받고 싶어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비판을 원하는 겉모습과 달리 마음 속으론 누구나 칭찬을 듣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진솔하게 표현한 말이 아닐까.

'행복찾기 심리상담론'을 펴고 있는 조현춘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칭찬은 표현이 좀 서툴러도 자신과 상대방의 영혼을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인간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서로의 '관심'을 먹고 살기 때문에 칭찬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칭찬을 들으면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인정해주었다는 마음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주변에는 칭찬 한마디로 삶의 변화를 경험한 사람이 적지않다.

이은희(40·여·대구시 달서구 도원동)씨는 부모의 권위만으론 자녀와 친해질 수 없다는 생각에 지난해부터 '칭찬요법'을 도입,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네가 내 아들이란 것만으로도 엄마는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했더니 얘들의 얼굴이 밝아졌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아요"라며 이씨는 즐거워했다.

고1과 중1 형제를 둔 주부 이봉연(41·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달라진 두 아들의 모습에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학교다녀왔습니다". 하루 두 세마디 꼭 필요한 말만 하던 무뚝뚝한 형제가 요즘은 '애교 덩어리'로 바뀌었기 때문. 두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누구며, 오늘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미주알고주알 수다를 떠는 것이다. 이씨가 지난 1년여 동안 학교 급식용 수저통에 "힘들텐데 말썽부리지 않고 학교 생활 열심히 해줘 대견스럽다"는 등 아주 평범한 내용을 써넣은 '칭찬 쪽지'가 '마술'을 부린 것이다.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침울해진 남편, 동네에 소문날 정도의 말썽꾸러기 딸 희수(5세) 때문에 마음 고생했던 김은숙(35·여)씨. 김씨는 남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당신이 최고', '당신은 뭐든지 잘 할수 있다'는 등의 말과 함께 아기 어르듯 남편의 엉덩이까지 두드려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결과, 잃어버린 남편의 웃음을 되찾게 됐다.

희수에게는 큰 소리로 꾸짖기 보다는 오히려 '착하다', '예쁘다' 등의 칭찬을 반복했다. 그러자 희수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동네 친구들과 싸움도 하지 않고 말도 예쁘게 하고 발표력도 향상됐다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게 된 것.

김씨는 부부 사이에 칭찬을 하는 게 쑥스럽고, 희수가 말썽을 피울 때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때도 있었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참았다고 터놓았다.

서정옥(41·여)씨는 여느 주부와 마찬가지로 남편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단점 투성이었던 남편에게도 많은 장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칭찬 강좌의 선생님으로부터 남편의 칭찬거리를 찾아오라는 숙제 때문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신의 일에 성실하고, 정직하고…. 장점이 많더군요".

지난해부터 대구 수성구 지산동 염광제일교회에서 '칭찬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이재명 목사(칭찬문화연구소 소장)도 "그림자를 없애려면 빛의 위치를 바꿔야 하듯 사람의 장점을 부각시켜 칭찬하면 단점이 줄게 된다"며 "칭찬을 하면 마음이 즐겁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돼 삶이 즐거워진다"고 칭찬의 힘을 역설했다.

생존 경쟁이 치열하고 사람 냄새가 그리워지는 요즘은 진정 칭찬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오늘 가족의 칭찬거리를 10개 이상 찾아보면 어떨까.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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