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와 실상사 간에 벌어진 해인사 대불(大佛)건립을 둘러싼 격돌이 불교적인 방법으로 일단락 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일반 국민이 갖고 있는 불교에 대한 인식은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을 둘러싼 폭력사태 등으로 좋은 것만은 아니었기 더욱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달 실상사의 한 스님이 해인사가 추진하고 있는 대불 건립을 반대하는 글을 불교계 신문에 발표했고 이 글의 일부 내용에 분격한 해인사 일부 승려들이 하안거(夏安居)중임에도 불구하고 실상사로 몰려가 기물을 파손하는 등 수도자답지 못한 행동이 있었다. 이렇게 되자 실상사측은 해인사측에 해당 승려의 징계와 책임자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인사측은 글을 쓴 스님이 사과하면 해인사측도 사과하겠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다 지난 3일 실상사측이 "그동안 해인사측에 요구했던 사과·징계 요구를 모두 철회하며, 기물을 파손한 스님들에 가졌던 우리 스스로의 분노를 참회하기 위해 3주간의 단식기도에 들어간다"고 용서와 자비의 아름다운 참회를 한 것이다. 이에 해인사측도 즉각 국민과 실상사에 사과하는 자책의 참회문을 발표하면서 여러가지 뜻깊은 결단을 내리는 아름다운 화답을 했다. 즉 현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대불의 크기에 대해서 건축·환경전문가들에게 '적절한 규모와 형태'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로 한 것은 물론 이같은 참회의 마음을 다지기 위해 1주일간 해인사 모든 승려가 참여하는 참회용맹정진(철야·참선기도)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힌 것이다.
사회고 종교계고 가릴 것 없이 폭력과 갈등만 난무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같은 해인사와 실상사의 반성과 참회는 참으로 비뚤어져 있는 우리사회를 바르게 해줄 하나의 빛이요, 귀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었음에도 아직은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이었기에 더욱 빛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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