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 공화당 의원 등이 최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게 방미(訪美) 초청장을 전달한 것과 관련, '당장 미국 방문을 허용하기는 어렵다' 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상원의 제시 헬름스 전 외교위원장, 하원의 헨리 하이드 국제관계위원장, 크리스토퍼 콕스 공화당 정책위원장, 민간단체인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소장 등 4명이 지난 1일 방한한 보좌관들을 통해 황씨측에 오는 20일께 미 의회에 출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전달했다" 고 밝혔다.
특히 초청장들은 모두 황씨에게 '미국 체류 중 신변안전 보장' 을 약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측은 "황씨에게 전달된 초청장들은 초청자 개인명의로 돼 있다" 면서 "신변안전 보장 문제가 한.미 정부 차원에서 해결되면 방미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 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씨는 "미국측에서 초청했으니 반드시 가겠다" 는 뜻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황장엽씨 "20일 전 방미하겠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서기가 미국 공화당인사들의 초청을 받아들여 이달 중 미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러나 황씨의 방미는 한미 양국의 공식적인 채널을 경유하지 않고 미국 의회의 보수 강경파들에 의해 독자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한국 정부가 반대할 경우 외교 마찰의 불씨가 될 소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4일 미 의회 소식통들에 따르면 황씨는 자신의 비서실장인 김덕홍씨와 공동 명의로 작성한 4일자(한국시간) 서한에서 오는 20일에 열리는 워싱턴의 디펜스포럼재단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도록 그 이전에 도착하고 싶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황씨가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 공화당 정책위 의장, 제시 헬름즈 상원의원 및 수전 솔티 디펜스포럼재단 이사장의 초청을 기꺼이 수락하는 서한을 팩스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황씨는 특히 '북한에 관한 진실(The Truth about North Korea) '을 디펜스포럼세미나의 연설 제목으로 미리 제시하는 등 방미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황씨는 헬름즈 의원과 디펜스포럼이 "신변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무부와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국무부가 이 문제를 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는 소식을 듣고만족한다"고 말해 국무부도 이미 깊숙이 개입됐음을 시사했다.
지난 3월 워싱턴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은 헬름즈 의원이 황씨의 방미문제를 언급하자 신변 문제만 해결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황씨가 의회 등에서 북한에 불리한 내용을 증언할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남북 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