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구항이 썩어간다

경북 동해안 최대 어항 중 하나인 영덕 강구항 항만이 오폐수.폐선.폐그물.폐유.생활쓰레기 등으로 심하게 오염되고 있다. 그러나 군청.수협은 물론 어민들마저 예사롭게 여길 뿐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항구 남쪽 구간에는 폐그물 등 어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오포3리 물양장 주위엔 몇년 전부터 방치되고 있는 폐선 10여척에서 나온 듯한 기름띠가 떠 다니고 있다. 수협 유류저장고, 조선소,어선수리소 주위에도 생활쓰레기.기름찌꺼기가 뒤범벅돼 있고, 일부 수산물 가공장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 폐수는 그대로 항만으로 흘러 들고 있다.

항구 북쪽 횟집 거리의 생활 오수도 그대로 배출되고 있지만, 상당수 횟집들은 활어 수족관용 물을 항내에서 끌어 쓰고 있다. '강구 그린21 추진협'이 최근 스쿠버를 동원해 강구대교 밑을 살핀결과 물 속에는 폐그물.빈병.자전거.타이어.리어카 등이 엄청나게 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협 어판장 인근 물 속에는 고기 지꺼기와 기름띠가 떠 다니고, 역겨운 냄새가 바닷물에서 나고 있다.

현지 주민 이일천(50)씨는 "썩어 가는 강구항을 살리기 위해서는 행정 당국의 의지 못잖게 '항구가 내 집 마당'이라는 어민들의 의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상태인데도 강구항 해수면이 그나마 견디는 것은 오십천 민물이 이곳으로 유입되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영덕.임성남기자.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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