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서 발끝까지 입맞추고 싶어…' '사랑하는 우리 사이엔 못할 놀이가 없어…'
요즘 가요계 최고의 화제 인물은 박진영. 이유는 그의 가사에 대해 '청소년에게 섹스를 선동한다'며 판매금지를 요청하는 단체와 '표현의 자유를 왜곡하지 말라'는 단체와의 논란 때문이다. 남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꼴(생김새), 끈(학벌), 꾀, 끼, 깡, 꿈 등 여섯 개의 쌍기역을 지니고 있어야 한단다.
지난 토요일 KBS 2TV의 뮤직 플러스 '박진영 스페셜'은 그의 끼, 가창력, 섹시한 외모, 좋은 곡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나아가 그가 키운 박지윤과 god가 지금 한국 최정상의 가수라는 점에서 그의 또 다른 재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릴린 먼로의 컨셉은 섹스 심벌. 이를 위해 숨찬 듯한 목소리, 엉덩이를 좌우로 크게 흔들면서 걷는 걸음걸이, 반쯤 감은 듯한 눈, 반쯤 벌린 입으로 이미지 메이킹 했다. 나아가 돌봐주는 가족 없이 자란 불행했던 과거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남성들로 하여금 만만하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현실 속의 여성으로 이미지를 만들었다.
박진영이 속이 들여다보이는 셔츠와 착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좌우로 흔드는 춤으로 성적 자극을 유도하고 새 음반의 컨셉을 '섹스'라고 정한 이유는 자신을 대중에게 더 잘 알리고 궁극적으로 상업성에 있을 것이다. 지난 월요일 KBS 2TV '시사난타 세상보기'에 출연한 한 여학생은 '십대도 성(性)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책임만 질 수 있다면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는 '약속은 지켜라'와 같은 윤리원칙도 있지만 '어른 앞에 담배 피지 마라'와 같이 우리만 지켜야 하는 특수사정도 있다. 성(性)도 논리적으로만 따진다면 사생아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혼외정사가 심각하지 않을 수 있고 두 부부가 합의한다면 부부교환(스와핑)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다중(多衆)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옳다. 만약 이것이 불합리하다면 이를 시정하기 위한 세월과 노력이 따라야한다. 박진영이 논란으로 대중의 관심을 가중시켜 자신을 홍보할 만큼 자신 없는 가수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가 '난 여자가 있는 데'를 절규하듯 부르는 배경에 나타난, 잠옷 입고 뒤척이는 침대 위 여자의 모습은 '성 해방이 곧 여성 해방'이라는 그의 주장을 공허하게 만드는 듯 했다.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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