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공사 어떻게 돼가나

1899년 이 땅에 경인선 철도가 처음 부설된 후 100년이 지난 지금, 시속 300km 라는 꿈의 고속철 시대가 우리들 눈 앞에 성큼 다가섰다. 서울~대구가 불과 1시간20분, 대구∼부산이 겨우 40분대.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는 것이다.

◇전구간 건설 상황 = 먼저 볼 것은 서울∼대구 구간이 빠르면 2003년 말에는 개통될 수 있으리라는 점. 본래는 그 넉달 뒤 개통이 예정 시기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토목공사 속도가 빨라 그런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전체적인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기본적인 것부터 살펴 보자. 전체 구간 중 대구∼부산 사이는 일단 건설이 2차분으로 미뤄져 있다. 2단계 사업분인 대구~경주~부산 구간 건설을 위해서는 고속철 경주출장소가 설치됐고, 그 산하의 부산·울산·경산 분소에서 측량 및 용지 매입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구 사이 1단계 구간에서는 지금 노반 건설을 위한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1992년 6월에 앞서 착공된 천안~대전 사이 57.2㎞는 이미 완공돼 고속열차가 시험 운행하고 있다.

그 외에는 서울~천안, 천안~대전, 대전~김천, 김천~대구 등 4개 공구로 나뉘어 공사가 진행 중. 경북구간 공사를 책임진 것은 왜관에 캠프를 차린 대구건설사무소이다. 김천시 남면 운곡리에서 칠곡군 지천면 덕천리 대구시 경계까지의 28.99㎞가 책임 구간. 이 구간 노반 건설 토목 공사비는 5천386억원이다.

◇경북 구간 어떻게 돼 가나=토목 공사 현재 진척도는 81%에 달한다. 길이가 4.7㎞나 되는 금오산터널 등 9개 터널 공사는 이미 끝났다. 낙동강 횡단용 등 14개 교량 공사도 상판 얹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토목공사는 내년 12월 2일 끝낼 예정.

무려 1천여명의 여객을 태우고 초고속으로 질주해야 하는 고속철이니 만큼 안전이 생명. 따라서 토목공사에서부터 안전 점검은 철저하다고 관계자가 말했다. 경북구간에만도 독일 철도기술공사 전문가 12명이 배치돼 하나에서 열까지 눈으로 현장을 확인하고 점검을 계속하고 있는 것.

특히 터널 구간은 천정에서 작은 콘크리트 조각만 떨어져도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현장 감독관들은 손으로 벽면체를 점검하는 등 최첨단 자동화 설비보다 더 꼼꼼한 점검을 계속하고 있다.

노반 건설을 위한 토목공사가 끝나면 철로 부설, 전기·통신 설비 설치 공사가 이어지고, 최신 장비를 동원한 궤도·차량 부하 시험 등이 계속된다. 마지막에는 영업운전 때 상황과 같게 짐을 실어 하는 종합 시운전이 일년간 계속된다.

최종 상업운전 시작 목표일은 서울~대전 2003년 12월30일, 대전∼대구 2004년 4월이었다. 그러나 토목공사의 진도가 빨라 대구까지도 2003년 말로 개통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건설 관계자들은 말했다.

◇현지 주민들과의 시비=대형 국책 사업인 만큼 수천 건에 달하는 토지·가옥 등 편입으로 지금까지도 보상가를 둘러싼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직간접 예상 피해 시비도 적잖다.

칠곡군 약목면 교리 차종훈(74·농업)씨는 "마을 진입로 교량 공사만 해놓고 포장을 않아 불편이 많을 뿐 아니라, 마을 코 앞에 고가 교량이 가로놓이는 바람에 땅값이 떨어졌다"며, 실제 운행이 시작될 때의 소음을 걱정해 120가구 중 12가구는 벌써 이사를 갔다고 했다.

북삼면 숭오2리 배재구(74)씨는 "금오산터널 등 2개의 터널이 마을 인근을 통과해 공사로 인한 피해와 마찰이 적잖았다"고 했고, 왜관읍 아곡리 김일량(61)씨는 5년째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김천에서도 갈등이 있다(본지 6월23일자 보도).

고속철 대구사무소 전재헌 소장은 "보상금 불만도 많아 설득에 애를 먹고 있다"고 했고, 시공사 중 하나인 대림산업 박용배 총무부장은 "소규모 발파 때까지도 가옥·가축 등 피해 보상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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