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의 수능 결과로 본 고3 입시전략

고3 재학생들에게 '재수생 주의보'가 내렸다. 특히 중.상위권에서 재수생 초강세가 두드러져 이 성적대 고3생들의 경우 입시 전략을 면밀히 짜지 않으면 낭패를 겪을 가능성도 크다. 입시 전문가들은 일단 재수생 응시가 적은 2학기 수시모집에 전력을 기울이고, 수시.정시 당락을 좌우하는 심층면접 대비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재수생 어느 정도 강세인가=지금까지는 모의수능시험에서 재수생들의 평균 성적이 고3생에 비해 20~40점 높다는 다소 추상적인 통계만 발표됐다. 그러나 지난 5, 6월 대구지역 모의수능시험 분석 결과 중.상위권에서 재수생의 절대 숫자가 재학생을 위협할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신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현재로서는 재수생과 고3생의 학력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내신성적 좋은 상위권 고3생들은 일단 2학기 수시모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물론 수능시험이 4개월여 남은 만큼 고3생들이 낙심할 단계는 아니다. 재수생들의 경우 실제 수능에서 모의수능 성적을 유지하거나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재학생들은 아직 준비기간이 짧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상승할 여지가 크다. 막판까지 충실히 대비하면 격차는 크게 좁힐 수 있는 것이다.

재수생 숫자가 예년보다 줄어든 것도 고3생들에게는 위안이 된다. 서울의 대성.종로학원, 부산학원, 대구 일신학원 등 전국적으로 일부 대형 학원에만 재수생들이 몰렸을 뿐 전체적으로는 재수생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쭑고3 중.상위권 수시모집에 몰릴 듯=대부분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정원의 30% 안팎을 뽑고 나머지는 정시에서 뽑는다. 외견상 수시모집 비율이 적지만,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이 나은 고3생들에겐 재수생들이 몰리는 정시모집에 비해 문이 더 넓다. 특히 상위권대 인기학과를 노리는 고3생이라면 재수생 강세를 감안해 수시모집 준비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고3 교사들도 여기에 주목해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2학기 수시모집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하는 분위기.

일부 학생들은 아예 수시모집에서 끝내기 위해 자신의 수준보다 한 단계 정도 낮춰 지원할 움직임도 있다. 경신고 김호원 교감은 "서울대 정시에서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수험생도 아예 수시 때 연.고대로 응시하려고 한다"면서 "재수생 강세는 맞지만 수능시험까지는 아직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하향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내신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은 중.하위권 고3생들의 경우 2학기 수시모집에 매달리다가

오히려 손해보기 쉽다는 사실에도 유념해야 한다. 수시모집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원서에서부터 자기추천서, 자기소개서 등 여러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면접 등에 참가하기 위해 별도의 시간을 내야 한다. 이러다 보면 수능 대비에 분초가 아까운 9월에 1, 2주를 허비하는게 불가피하다. 중.하위권 대학에는 재수생들이 크게 몰리지 않으므로 이 기간 동안 수능 대비에 더 노력해 정시를 노리는게 오히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심층면접 지금부터 준비해야=내년도 입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가운데 하나가 심층면접을 도입한 대학이 많다는 점이다. 심층면접이 기존 면접고사와 달리 지원한 전공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시사 문제에 대한 논리적인 접근 등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어느정도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알아둬야 할 점은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자신이 지원할 학과에 따라 영어, 수학, 과학 과목을 예전의 본고사 수준으로 지금부터 준비해 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영어는 전공에 관계 없이 수능시험 이상의 깊이로 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2학기 수시모집에 응시할 수험생들에게는 당장 심층면접 대비가 시급해졌다. 대구지역 고교들도 기말고사가 끝난 후 수시에 지원할 수험생들을 분류하고 심층면접 프로그램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수시에 지원하지 않는다 해도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의 전형방법과 중요한 요소들을 세밀히 검토하고 미리 준비해 가는게 바람직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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