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수리는 어떤 경로로 한국 올까

국내 방송사상 최초로 독수리의 이동경로와 번식 생태 등을 추적한 자연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MBC가 창사 40주년 특집으로 오는 10일 밤 10시55분에 방송할 '독수리의 긴 여행-바가가즈린에서 철원까지'. 이 프로그램은 독수리의 짝짓기와 알품기, 독수리 날개의 비밀, 독수리의 한반도 겨울나기 등 독수리의 모든 것을 전문연구진과 공동으로 첨단 장비인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동원해 카메라에 담았다.

해마다 겨울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천연기념물 제243호 독수리. 60년대까지만 해도 겨울철이면 한강과 낙동강, 제주도 등지에서 언제든 볼 수 있었던 독수리는 현재 민통선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올해초 전국에 산재해 있는 독수리 월동 개체수를 확인한 결과는 모두 834마리. 얼마전까지만해도 한해에 50마리가 채 안되던 이들 독수리는 최근 몇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나 강원도 철원과 송지호 등에서 월동하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해 1월부터 300여 마리의 독수리가 살고있는 강원도 철원의 토교저수지에서 주로 촬영했다. 이번 제작과정에서 가장 큰 성과는 이 지역에서 두 마리의 독수리에 위성추적장치를 달아 그 행적을 추적함으로써 몽골 남부 바가가즈린 지역의 바위산에서 둥지를 찾아낸 것. 최근 한반도에 갑자기 늘어난 독수리들이 어디서 날아오고 있는지를 처음 확인했다. 몽골 현지에서 두 마리의 독수리에 위성추적장치를 달아 바가가즈린-이크가즈린-중국 요녕성-북한 수풍발전소 등을 거쳐 철원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밝혀냈다.

이밖에도 하루 7~8차례의 짝짓기를 통해 오직 하나의 알만을 낳은 뒤 50여일동안 암수가 교대로 정성스레 품는 모습, 35만개 이상의 조그만 갈고리들이 서로 모여 얽혀있는 독수리 날개 깃털의 비밀, 몽골지역에 흔한 말똥가리와 솔개, 초원수리 등 다양한 맹금류의 생태 등 1년 6개월간에 걸쳐 꼼꼼하게 카메라에 담은 내용들이 소개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들의 고향은 어느 곳이며 어떻게 번식하고, 어떤 경로로 한국에 오는 것인지 등 궁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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