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Kimchi)'가 국제식품으로 공인받았다. 그동안 집요하게 종주국인 한국김치를 따라잡으려는 일본 '기무치'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리 김치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로부터 세계 식품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도 저(菹)나 오싱코(新香)류의 야채절임 음식이 있다. 그러나 이 음식들은 야채가 소금에 절여져 풀이 죽은 것으로 우리 김치를 씹을 때 내는 사각사각한 맛이 없다. 따라서 이 음식들에는 김치처럼 발효에서 나오는 맛갈스런 감칠맛은 아예 찾을 길이 없는 것이다. 코덱스가 이번에 '김치'를 국제식품으로 결정하면서 한국의 김치를 일본의 '절임 음식'인 기무치와 확연히 다른 '발효 음식'으로 독자성을 인정한 것이 눈에 띈다.
▲우리 김치가 저, 오싱코 또는 기무치처럼 야채와 소금같은 기본소재는 같이 쓰면서도 독특한 발효식품으로 자리잡은데는 무엇보다 고춧가루의 역할이 절대적이라 한다. 보통 야채를 오래두면 시어 문드러져서 산패(酸敗)가 되는데 고추속의 캡사이신 성분이 이를 막아 신선도를 유지케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과 일본의 야채절임, 또는 서양의 피클은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김치처럼 오래 삭아 나는 감칠맛과 사각사각, 아삭아삭하는 그런 신선미를 함께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우리의 김치 역사는 신라때부터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때부터 무, 오이, 가지 등등 야채류를 발효시켜 먹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임진왜란 이후 고추가 이땅에 들어오자 종래의 김치에다 고춧가루와 젓갈을 가미하면서 지금의 김치가 탄생된 것이다.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그냥 고추로 먹었을 때는 아무렇지 않지만 김치속에서 발효된 캡사이신은 지방분해작용까지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절임 야채에 고춧가루를 넣어 김치를 만들고 한술 더 떠 돼지고기에 곁들여 먹을줄 아는 -요즘 화학자들도 깜짝 놀라는 그런 탁견을 400여년전 우리 선조들은 삶의 지혜로 이미 생활화했던 것이다. 이제 우리 김치를 세계인들이 앞다투어 찾는 날이 곧 닥칠지 모를 일이다. 100여가지가 넘는 전통 김치를 보전하고 체계화, 과학화하는 일이 여전히 남았다.
김찬석 논설위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