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라노사업 비판에, 대구시청 '핏대'

"앞으로 시장님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습니다. 회의장소도 바꾸고 '민주도'로 잘 해 보시오"

6일 오후 2시30분 대구시청 2층 상황실에서 열린 '대구.경북섬유산업육성추진위원회' 회의. 배광식 대구시 경제산업국장이 회의 때마다 의욕적으로 회의를 주재하던 문희갑 대구시장의 회의 불참 이유를 설명하자 회의장은 아연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구시는 단단히 벼른 듯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부언론을 통해 밀라노프로젝트를 민간주도로 추진하는게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듯이 '추진위원회' 운영은 물론 '사무국'도 민주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자"며 '대구경북섬유산업육성추진위원회 운영개선방안'이란 유인물을 내놓았다.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동안 업계는 뭘 했느냐', '다 업계를 위한 일인데도 사사건건 딴죽만 걸면 어떡하느냐', '밀라노프로젝트 추진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들끼리 잘 해보라'는 요지였다.

대구시의 강한 분노에 놀란 추진위원들은 '발끈한 대구시'를 추스리며 대구시가 제출한 '사표'를 반려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장기적으로 민간 주도가 바람직하긴 하지만 현단계에서는 강력한 추진 주체가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하며 대구시를 달랜 것.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의 업계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불만과 대구섬유박람회 주관기관 선정에서의 대구시 독단 등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은 큰 물줄기에 흡수돼 버렸다.

회의를 마친 후 한 참석자는 '왜 민간주도 얘기가 계속 제기되는지를 대구시가 인식하지 않는 한 바람잘 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문시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는 활발한 토의가 안됐으나 문시장이 없는 오늘 회의에선 속시원한 얘기들이 오간 점이 바로 민간 주도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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