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나키즘 본질은 이타사상

◈역사학자 이덕일시 강연회

국내 아나키즘 운동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서 한국 아나키즘의 흐름과 일제하 아나키스트들의 삶과 활동을 조명하는 강연회가 열렸다.

'일제하 독립운동과 아나키즘'을 주제로 8일 대구 교보문고 강당에서 열린 이번 강연회에는 최근 출판된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의 저자인 소장역사학자 이덕일(41)씨가 초청돼 저자와의 대화의 자리로 마련된 것.

이날 강연을 통해 "아나키즘의 사상적 기반은 인간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상호부조의 정신"이라고 강조한 이씨는 이런 본질적인 측면은 접어두고 그동안 무정부주의, 테러리즘, 허무적 낭만주의와 같은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인식되어 왔다며 아나키즘에 대한 편견에 대해 지적했다. 즉 아나키즘의 본질은 상호부조의 정신에 기반한 공존의 철학이며, 이타(利他)의 사상 즉 인간의 선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는게 이번 강연의 핵심이다.

한국 아나키즘은 대구경북과 인연이 깊다고 밝힌 그는 1920년대 초반 아나키즘 단체였던 의열단의 경우 많은 활동가들이 대구 중심의 영남출신으로 이종암, 신철휴, 김시현 등을 예로 들었다. 또 한국전쟁 이후 극도의 냉전구도 하에서 국내 아나키즘 운동의 불씨를 지킨 하기락(1912-97.경북대 철학과 교수) 선생을 비롯 영남지역의 많은 지식인들이 한국 아나키즘의 태동에서 보존까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고 소개했다.

최근 좌우갈등과 냉전의 시기를 거쳐 아나키즘이 다시 많은 지성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하고, 서로 부조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에다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는 서구 중심적 근대 발전주의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의 집필동기에 대해 이씨는 "역사를 연구하다 유독 마음에 끌리는 사람이 있는데 우당 이회영 선생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며 "그의 삶이 주는 감동이 특별해 이번에 책으로 펴냈다"고 밝혔다. 역사평론가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펴고 있는 그는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 '유물로 읽는 우리 역사' 등 많은 역사연구의 성과를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쓰는 작업으로 출판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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