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70) 대한체육회장(IOC 집행위원)이 아시아인 최초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80년부터 21년간 지구촌 올림픽을 지휘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의 후임자를 뽑는 제8대 IOC 위원장 선거가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계인들의 비상한 관심속에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김 회장과 자크 로게(59·벨기에) 유럽올림픽위원회 연합회(EOC) 회장, 리처드 파운드(59·캐나다) 세계반도핑기구 위원장, 팔 슈미트(59·헝가리) IOC 부위원장, 유일한 여성 후보인 아니타 디프란츠(49·미국) IOC 수석 부위원장 등 5명이 겨루는 사상 유례없는 격전을예고하고 있다.
투표일을 6일 앞둔 10일 현재 세계 스포츠계 관측통들과 외신들은 이번 선거가 김 회장과 로게의2파전이 될 것으로 판세를 분석하고 있다. 김 회장에 우호적인 독일의 올림픽 소식지「스포르트 인테른」지는 최근 김 회장이 40~42표로 로게(37~38표)를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의「아프텐 포스트」도 최근호에서『김 회장이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례적인 보도를 했고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김 회장이『가장 관심을 끄는 후보』라며 경력에서 다른 후보들을 앞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김 회장과 로게가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1차 투표에서 김 회장측은「김운용 50, 로게 40, 파운드 20표」를, 로게는 거꾸로「로게 50, 김운용 37~40, 파운드 20표」로 예측하고 있다는 것.
유럽을 등에 업은 로게와 아시아-아프리카-남미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회장의 이번 싸움은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13일), 선거 당일의 합종연횡 등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뚜껑을 열어 봐야만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두 후보 모두 1차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1차와 2차투표에서 탈락이 확실시되는 디프란츠와 슈미트가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3인자에 머물러 있는 파운드가 누구 편으로 붙느냐에 따라 판세가 좌우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이같은 변수를 감안해 이탈표 방지와 동유럽표 공략, 파운드 설득 등의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한편 9일 모스크바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출마 후보자에 대한 기호 추첨에서 김 회장은 기분좋게 1번으로 낙점됐다. 파운드는 2번이 됐으며 로게는 3번에 당첨됐다. 슈미츠와 디프란츠는 4, 5번으로 결정됐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어떻게 뽑나
IOC 위원장은 IOC 위원들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선출된다.
현재 IOC위원은 79개국 122명이지만 후보 본인은 물론 같은 국적의 위원도 투표권이 없어 이번 선거에는 한국 2명, 벨기에 2명, 헝가리 2명, 캐나다 4명, 미국 4명 등 입후보자를 포함한 같은 국적의 위원 14명이 빠진다.
또 총회를 주재하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도 투표에 참가할 수 없어 오는 16일 열리는 제8대 IOC 위원장 선거는 107명의 위원만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투표 방식은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하게 된다. 즉 5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이 나오지 않으면 최소 득표자를 뺀 나머지 4명에 대해 2차 투표를하고 여기서도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으면 같은 방식으로 3차 투표에 들어간다.
3차 투표를 벌이고도 과반수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마지막으로 남은 두 후보를 놓고 결선 투표를해 최종 승자를 가려낸다.
세계 스포츠계의 대통령
IOC 위원장은 한마디로 올림픽 운동을 주도하며 스포츠계를 움직이는 「세계 스포츠 의 대통령」이다.
국제기구인 유엔(UN) 사무총장 못지않은 영향력으로 세계 어느나라에 가더라도 국가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 영예로운 자리다.
IOC 위원장의 임기는 8년이며 4년간의 연임이 가능하다. 지난 80년 위원장에 오른 사마란치는 수차례 정관 개정 등을 통해 임기를 연장해 왔으나 80세가 넘으면 물러나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번에 퇴임하게 됐다.
IOC 위원장의 가장 주된 임무는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며 79개국 122명의 IOC 위원을 대표하고, 35개 올림픽 경기 종목과 26개 IOC 인정종목 등 61개 국제경기연맹(IF), 199개 회원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총괄하는 것이다.
또한 위원장은 각 국가 및 방송사, 기업체 등 스폰서와 협력하면서 올림픽 운동을 지구촌에 확산시키는 책임자다.
IOC 내부적으로는 최고의결기구인 총회와 집행위원회의 의장을 맡으며 각종 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위원장의 사전 승인없이는 각 위원회가 열릴 수 없으며 위원장은 모든 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할 수도 있다.
IOC 위원장은 1894년 출범 이후 총 7명이 거쳐갔다.
초대 IOC 위원장은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의 드미트리우스 비켈라스가 추대됐고 2대는 근대 올림픽운동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프랑스)이 맡아 최장기인 29년동안 재임했다.
3대는 최초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벨기에의 앙리 라투어였고 4대 스웨덴의 지그프리드 에드스트롬을 거친 뒤 5대 위원장에 최초의 비유럽인이었던 애브리 브런디지(미국)가 맡으면서 약물검사와 성검사가 도입됐다.
6대는 아일랜드 출신의 로드 킬러닌이 역임한 뒤 지난 80년부터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가 7대 위원장에 올라 올림픽을 상업적으로 크게 번성시켰다.
이처럼 IOC 107년 역사속에 위원장은 모두 백인들만이 차지했으며 김운용 대한체육회장과 아니타 디프란츠 부위원장은 유색인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IOC 위원장에 도전하는 셈이다.
◇역대 IOC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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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성 명 ┃ 국가 ┃재임기간 ┃
┣━━╋━━━━━━╋━━━━━╋━━━━━┫
┃1대 ┃ 비켈라스 ┃ 그리스 ┃1894-1896 ┃
┃2대 ┃ 쿠베르탱 ┃ 프랑스 ┃1896-1925 ┃
┃3대 ┃ 라투어 ┃ 벨기에 ┃1925-1942 ┃
┃4대 ┃ 에드스트롬 ┃ 스웨덴 ┃1942-1952 ┃
┃5대 ┃ 브런디지 ┃ 미 국 ┃1952-1972 ┃
┃6대 ┃ 킬러닌 ┃ 아일랜드 ┃1972-1980 ┃
┃7대 ┃ 사마란치 ┃ 스페인 ┃1980-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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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는 어떤 기구?
IOC는 세계 스포츠인들의 제전인 동.하계 올림픽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기구다.
1894년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의 주도로 출범해 올해로 창설 107년째를 맞고 있으며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국제경기연맹(IF) 등과 함께 세계 스포츠의 한 축을 이루며 스포츠는 물론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스위스 로잔에 본부를 두고 있는 IOC는 전세계 199개국의 NOC와 61개의 IF를 총괄하며 산하 조직으로 총회와 집행위원회, 사무국, 윤리분과위원회, 올림픽대회조정분과위원회 등 21개 분과위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1947년 6월에, 북한은 이보다 10년이 늦은 1957년에 각각 가입했다.
IOC 위원은 현재 79개국의 122명인데 우리나라는 집행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김운용 대한체육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2명이며, 북한은 장웅 NOC위원장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산하 조직인 총회는 매년 1회 개최되며 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임원 선출, 위원 선정, 수익금 배분, 헌장 개정 등 올림픽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권을 갖는다. 집행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3명, 위원 5명으로 구성되며 IOC 주요 정책결정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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