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생기억 존재할까

인간이 희미하게나마 전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최근 최면을 과학적인 치료법으로 받아들이면서 일부 의사들과 최면술사들이 최면을 이용한 전생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앓고 있는 병의 일부는 전생에서 있었던 어떤 일 때문에 생기며, 이것을 이해하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것이 전생요법의 근거다.

그렇다면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최면에서의 전생기억이 전생이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전생요법을 시행할 때는 먼저 최면을 유도하고 전생 퇴행에 대한 암시를 환자에게 줘 전생의 기억이 되살아나오도록 한다. 그리고 전생의 기억을 탐구하기 위해 영상안내기법을 사용한다. 영상안내란 최면 상태에서 떠오른 영상을 갖고 유도자가 암시 또는 대화를 환자와 주고 받으면서 그 내용을 구체화시키는 방법이다. 최면상태에서는 뇌의 의지를 조절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신경회로가 억제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생성된 영상은 환자가 유도자의 암시를 따라가기만 하면 내용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환자가 보았다는 전생의 내용은 환자가 갖고 있는 무의식적인 내용들이 전생이라는 무대를 통해 투사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전생이란 최면치료자에 의해 유도된 환상일 뿐, 과거에 대한 기억은 아니라는 얘기다. 전생은 최면상태에서 얼마든지 유도될 수 있는 최면의 한 현상이므로 전생에 집착하거나 맹종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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