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이나 머리속에서 소리나 잡음이 들린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 소리의 종류도 귀뚜라미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웅하는 소리, 바람소리, 보일러에서 증기 나오는 소리, 왁자지껄한 소리 등 다양하다. 바깥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 것과 달리 귀나 머리에 이상이 있어 소리가 들리는 것을 이명(耳鳴·귀울림)이라고 한다.
이명은 환자에게만 들리는 귓속에서 나는 소음이다. 이명은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귀나 머리에 신경학적인 질환이 있어서 나타나는 한 증상이다. 이명이 한쪽 귀에만 있으면 원인을 규명할 수 있으나, 양쪽 귀에서 나타거나, 머리인지 귓속인지 정확한 위치를 모를 경우에는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명은 보통 조용한 환경이나 밤에 더 심하게 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명은 속귀(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손상으로 오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보통 청력장애를 동반한다. 대표적 질환으로서 메니에르 질환, 미로염, 노인성 난청, 소음성 난청, 약물에 의한 이명 등이 있다. 반면 뇌의 이상때문에 오는 이명은 청력의 장애는 동반하지 않는다.
치료법으로 이완요법, 차폐치료, 습관화치료, 약물치료 등이 소개되어 있으나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이 획기적인 이명치료법 개발을 위해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그런 연구 가운데 최근 효과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 말초신경염에 사용하는 '카바마제틴' 약물요법이다. 말초신경염은 팔다리로 가는 말초신경에 생긴 질환이며 이명도 청신경이라는 말초신경에 생긴 질환의 하나다. 이 약물은 청신경손상에 의해 생긴 신경전달신호의 비정상적인 방전(放電)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약물요법은 지난 99년 국제 학회에 보고된 적이 있으며 이명환자의 약 50%는 아주 좋은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명은 치료하기 어렵다고 널리 알려져 있으나 그래도 그 가운데 절반은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명이 있을 때 포기할 것이 아니라 빨리 그 원인을 찾고 원인에 따른 적극적인 치료를 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희종 신경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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