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란 이름을 들으면 무엇부터 떠올리게 될까. '플라멩고, 투우, 카르멘…' 우리 가슴 한구석에서 뜨거움과 유쾌한 감정을 솟아나게 하는 단어다. 그래서 스페인을 열정의 나라라고 하나보다.
단지 이것 밖에 없을까. 멀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생을 마친 곳이고, 더 가까이는 스페인에서 해운업으로 성공해 대구에 인터불고 호텔을 지은 권영호씨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프로축구와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새로운 상징물이 된 것 같다. 몇가지를 꼽아봤지만 뭔가 빠진 것이 있다. 바로 예술이다. '세르반테스, 고야, 피카소, 달리…' 사실 스페인을 가보면 허망하기 짝이 없다. 별로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에 비해 화려하지도 않고, 이탈리아에 비해 치밀하지도 않고, 영국에 비해 장엄하지도 않다. 아직 발전이 덜 된 농촌국가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세계 예술 흐름을 바꾼 위대한 작가.화가들을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여기에 스페인의 매력이 숨어 있는게 아닐까.
휴가철을 맞아 여행 가방을 달랑 매고 어디론지 무작정 떠나고 싶을 때, '돈키호테를 따라간 스페인(윤준식 권은희 지음, 성하출판 간)'이라는 책을들고 스페인에서 예술가들의 옛 흔적을 더듬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저자들은 "예술가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부여한 것은 바로 스페인의 이글거리는 태양"이라고 말한다. 언제나 대지를 강렬하게 내려쬐는 태양을 한번 올려다보고,그늘 밑에서 플라멩고의 기타소리와 빠른 춤, 늘어질 듯 되살아나는 빠른 노래소리를 들어보라. 그러면 뜨거운 태양과 그것을 피해 살아가는 또다른 세계가 강렬한 상승작용을 일으켜 이들 가슴의 저항과 서정에 불을 지피고 있음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스페인에 살고 여행한 저자들은 이곳의 예술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른 풍경, 역사와 풍습 등을 꼼꼼하고 재미있게 기술했다. 스페인은 한마디로정의내리기 어려운 나라지만 은근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최상의 곳이라는게 저자들의 결론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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