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선고는 않았지만 국회상임위에서의 날치기 행위는 '법적으로 무효'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날치기 의사진행이 범람하는 우리 정치풍토에 일대 전환점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헌재가 지난해 7월 국회운영위에서 민주당이 날치기 통과시킨 국회법개정안(자민련 교섭단체만들어 주는 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심판청구에 대해 재판관 9명중 7명의 찬성으로 무효 판결을 내린 것은 정치개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헌재가 지난 4월12일 평의에서 '법률안에 대한 날치기 통과가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심의권과 표결권을 침해했고 날치기 의안에 대한 가결 선포행위가 헌법상의 다수결 원리를 위반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결정, '날치기 통과'가 명백한 헌법위반 임을 명시한 것은 우리 정치문화발전에 의의가 크다고 본다.
물론 이번 결정 선고를 이틀 앞두고 4월24일 한나라당이 청구를 취하함으로써 '날치기는 법적 무효'라는 결정선고는 내려지지 않았고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그러나 우리는 헌재의 결정선고 여부와 관계없이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는 무효라고 판시한 헌재 결정의 법정신은 살아남아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헌재 재판관중 2명이 소수의견을 통해 "이번 결정은 헌법질서의 수호 유지를 위해 긴요하며 그 해명이 헌법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비록 청구인들이 심판 청구를 취하했더라도 예외적으로 헌재에서 평의한대로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한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할 것이다. 3공화국 이래 우리 정치는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날치기 통과로 만신창이가 됐고 민주 정부임을 자처하는 문민정부나 국민의 정부 아래서도 날치기의 횡포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런만큼 이번 결정이 불발로 그쳤지만 앞으로 헌재가 날치기통과에 대해 계속 무효 결정을 내릴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우리 정치사의 큰 발전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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