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최근 역사교과서 왜곡파문, 남쿠릴열도 한국어선 조업논란,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강행 방침 등에서 드러나 듯 아시아를 '무시'하는 일방통행식 외교를 몰아붙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달 하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구미를 오가며 정치, 경제, 안보, 환경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인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미국 방문 당시 기후 온난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측에 시종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 국내에서는 '친미(親美) 외교'로 일관했다는비난을 사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 고이즈미 총리가 9일 교과서 재수정을 거부한 일본 정부에 대한 한국의 반발이 전해지자 '추가 수정불가(不可)'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한.중과의 관계복원 시기를 오는 8월15일 야스쿠니 신사참배 이후로 미루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특히 올해는 지난 98년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간 정상회담 정례화 방침에 따라 일본측에서 방한하도록 돼 있으나, 고이즈미 총리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그는 말로는 내년에 한국과 월드컵을 공동개최하기 때문에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 생각이 구체적인 외교 행위에 반영된 적은 한 번도 없다.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본 언론에서는 오는 10월로 예정됐던 고이즈미 총리의 중국 방문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는 오는 20일에는 이탈리아 항구도시 제노아에서 열리는 서방선진국 7개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G8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또 다시 아시아를 등지게 된다.
탄력을 받은 고이즈미 총리의 '아시아 무시 외교'는 오는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강행하는 시점에서 극점에 달할것으로 보인다. (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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