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MBC TV '생방송 음악캠프'는 라이브가 아닌 뮤직비디오로 진행되었지만 방송사는 이를 해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전에는 스타 100여명이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MBC 출연을 계속 거부하겠다.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고 말했지만 팬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17일 MBC TV '시사매거진 2580'의 연예인 '노예 계약'보도와 관련, 연예제작자의 명예를 손상시켰다며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회원소속의 연예인들의 MBC 출연을 거부하게 한데서 출발한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음반 기획자가 중심이 되어 만든 단체. 매니저에게 방송국 출입증을 발급하고각종 공문서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운영경비는 회원이 아닌 회원 소속의 스타들을 동원한 '콘서트' 입장수익으로 대부분 충당한다. SM엔터테인먼트사는 이 '콘서트'가 자선 공연이 아니라 '상업성 이벤트'이기 때문에 소속 스타를 출연시키지 않았다가 제명되었다. 하지만 애초에 SM은 회원으로 가입하지도 않았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은 "대중문화산업에서의 '스타'는 일반산업의 '제조'와 동일하다"면서 스타는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매니저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스타 재목을 찾는 일. 강타는 롯데 월드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놀다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구본승은 조영남의 전 부인인 백은실의 소개로, 유승준은 자신의 모습과 노래가 담긴 비디오를 통해 데뷔했다. 또한 정현철이라는 미소년은 매니저에 의해 춤꾼 둘을 영입하고 록과 댄스를 접목시킨 후 '서태지와 아이들'이 되었다.
신인가수가 음반을 내기 위해서는 최소 2년이라는 트레이닝 기간과 3억원이 필요하나 댄스그룹은 10억원이 들기도 한다. 음반판매는 6만장이손익분기점. 이 수량은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해당된다. 그만큼 연예제작자의 위험부담이 높다는 말이다. PD는 매니저를 기피하고 비판적인 경우가 많다.매니저가 전문적이지 못하고 지나치게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중간자 역할을 바르게 수행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매니저는 PD를 지독한 '에고이스트'로 여긴다. 결과 두 집단은 공생하지만 신뢰하지 않는다. 물론 두 집단과 스타와의 관계 또한 대부분이익이 우선한다. 결과 계약이 최선일 수도 있다. 연일 연예제작자, 방송 프로듀서, 스타의 기자회견은 열리고 있지만 어디에도 시청자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않는다. 이제는 '기자회견 하지 말라'라는 시청자 기자회견이라도 열어야겠다.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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