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셔틀 버스 운행이 중단되자 대도시 동네 매장들이 득을 보고 있다. 울진에서는 고깃값 유지를 요구하는 현지 어민들 때문에 외지 배가 잡아 온 산 오징어를 죽여서 팔아야 하는 일이 일어났다. 한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상황이 갈등을 낳고 있는 것.
◇외지 배 활어 위판 할까 말까?=울진 후포 어민들은 지난 10일부터 공급 과잉 때문에 값이 떨어질 수 있다며 구룡포 등 외지 어선이 잡아 오는 활어를 이곳 위판장에서는 받지 말도록 요구(본지 10일자 보도), 산 오징어를 죽여 판매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때문에 마리당 800∼900원 하는 산 오징어를 죽여 파느라 값이 절반으로 떨어져 어민 피해가 컸고 경매 수수료를 못받게 돼 수협도 손해를 봐 하루 손실이 합계 1천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또 외지 선박들이 기수를 돌리고 상인들이 발길을 끊게되면 지역 중매인들의 수입 감소, 음식.숙박업소 등 지역 경기 하락 등도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후포항은 동해안 중간 지점에 있을 뿐 아니라 위판장이 넓고 텃세가 적은데다 하역 작업이 쉬워 신선도 유지를 생명으로 하는 횟감 전용 활어 어항으로 통하는 곳이다.
이에 수협.중매인조합.선주협회 등은 12일 오후 대책회의를 갖고 △역내 어선 3분의 2가 입항한 한 시간 뒤부터 외지 어선 입항을 허용하되 △숫자도 하루 7척 이하로 제한한다는 조건으로 13일부터 입항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백화점 썰렁 동네 매장 희색=지난달 말일부터 대형 유통업체들의 셔틀버스 운행이 전면 중지된 포항의 중규모 매장 및 동네 슈퍼마켓이 일정량 반사 이익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할인점 관계자는 "평일 매출액은 50% 가량 줄었고 가족단위로 승용차 쇼핑 나오는 주말 매출액은 10∼20% 가량 늘었으나 전체적으로는 30% 가량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했다.
다른 백화점 판촉 담당자는 "셔틀버스 운행 당시에는 아이쇼핑객이 많았고 그 중 상당수가 실제 구매로 이어졌으나 그런 고객이 없어졌다"고 했다.
반면 주택가의 60∼100평 크기 중형 유통업체 등의 매출액은 서서히 신장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업자들도 "대형 유통업체 납품량은 줄고 동네 할인마트 등에는 납품이 눈에 띌만큼 늘고 있다"고 했다. 중견 유통업체 대표 정인봉(38)씨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앞으로는 대규모 할인매장 개설 붐이 주춤해지고 대신 아파트단지 등의 중형 할인점 개설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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